[생글기자 코너] '곡물 메이저'를 생각한다

입력 2019-09-09 09:00  

일반 10대 청소년에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기업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널리 알려진 기업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모르는, 그러면서도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며 국민의 식탁을 좌지우지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곡물 메이저’다. 10대 청소년들에게는 ‘곡물 메이저’라는 표현이 낯설 것이다. 그러나 농업경제와 관련이 깊은 이 ‘곡물 메이저’는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하는 상식 중 하나다.

우선 ‘곡물 메이저’는 네이버 지식백과의 외교통상용어사전에 ‘세계 곡물시장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초대규모 곡물무역상사’라고 등재돼 있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곡물 메이저로는 미국의 카길, 콘티넨탈,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 아르헨티나의 붕게, 스위스의 앙드레가 있었으나 1999년 카길이 콘티넨탈의 곡물 사업을 인수 및 합병하며 미국의 대니얼 미들랜드가 5대 곡물 메이저에 포함됐다. 이 5개의 회사는 세계 곡물시장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그 비율이 80~90%가량이다.

이 곡물 메이저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면서도 특별한 경영 방식을 보이는데, 바로 가족경영으로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출발했으며, 대개 유대인인 창업주의 후손들이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유럽 사회에서 농지를 소유할 수 없었고 군인이나 공직자로 성공할 수 없는 신분이었기에 출신 제한이 없는 상업으로 진출해 오늘날의 곡물 메이저로 발전했다. 또한 곡물 메이저들의 또 다른 경영 특징은 폐쇄적 경영인데, 이는 거액의 거래를 하는 데 신용과 비밀 보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카길의 경우 혼인으로 맺어진 카길가(家)와 맥밀란가 두 가문이 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국가는 이 곡물 메이저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한국 곡물시장의 72.9%를 카길, 대니얼 미들랜드 등 곡물 메이저와 일본계 종합상사가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곡물 가격 상승 시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우리 모두 농업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곡물 메이저 등 기초 상식도 습득해서, 국가 경제에 모두가 깨어 있는 국민이 돼야 할 것이다.

황지현 생글기자(경신고 1년) sinujihy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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