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리스 네다해운과 30만DWT(최대적재톤수)급 VLCC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가격은 9150만달러(약 1100억원) 규모다. 네다해운은 2017년에도 같은 급의 VLCC 두 척을 현대중공업그룹에 발주해 올 1월 받아갔다.
이번 VLCC 건조는 대형 탱커(원유·가스운반선)에 강점이 있는 조선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맡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중공업과 건조하는 선박 종류가 겹치기 때문에 계열사 간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수주 영업은 현대중공업이 전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의 일부를 기본 설계까지 마친 상태로 받아서 상세 설계를 진행한 후 건조한다.
이번 수주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작업장(야드)이 다른 조선소에 비해 넓어 초대형 선박 건조에 유리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2017년 네다해운이 발주한 VLCC도 현대삼호중공업이 제작했다. 1992년 전남 영암군 삼호면 291만㎡ 부지에 건설된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는 1970~1980년대에 지어진 다른 조선소에 비해 많은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선박시장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수년간 부진했던 탱커 발주가 최근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선박 가격도 올라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초·중반 조선업 호황기에 발주된 선박들이 노후화하면서 중고 선박 시장이 최근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이어 신조 선박 발주도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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