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호텔 방잡기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9-09-06 17:29   수정 2019-09-07 01:42

국내 주요 호텔은 올 추석 연휴 ‘유례없는’ 대목을 맞고 있다.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 소비 트렌드와 ‘일본 여행 안 가기’, 여기에 짧은 연휴 등이 겹친 영향이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6일 “올 추석 연휴 기간 객실 점유율이 평균 90%에 이른다”고 밝혔다. “일반 객실은 예약이 완료됐고 1박에 100만원 넘는 스위트룸도 대부분 판매됐다”고 덧붙였다. 파라다이스시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영장과 스파, 쇼핑몰, ‘맛집 거리’ 등을 갖추고 있어 ‘호캉스족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관계자도 “추석 당일을 포함해 연휴 기간엔 남는 방이 거의 없다”며 “추석 패키지 상품 판매 초반에는 가격을 낮춰 내놨다가 예약이 몰려 가격을 조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라호텔은 역대 추석 중 객실 판매가 가장 잘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추석 패키지 상품 ‘홀리데이 와이너리’ 예약률이 작년에 비해 30%가량 늘었다. 작년 추석 예약률을 10%포인트 웃돌았다. 또 신라호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과 홈페이지 접속자 수는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청 앞 더플라자호텔의 추석 연휴 패키지 ‘럭키백’ 예약률 또한 작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의 추석 연휴 패키지 예약률은 작년보다 25%가량 늘었다.

추석 연휴에 객실이 차기 시작한 건 3~4년 전부터다. 그 이전에는 객실 대부분이 빈 상태였다. 이들 호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비즈니스 투숙객이 이 기간에는 숙박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호캉스 바람이 불면서 객실 점유율은 조금씩 올라갔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만실’ 현상은 다소 이례적이란 게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호텔업계에선 지난 7월 이후 한·일 갈등 상황과 짧은 연휴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짧은 연휴에 일본 등 해외로 나가기 모호한 상황이 되자 국내 호텔로 여행 수요가 돌아섰다”는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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