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박상현(36·왼쪽)과 ‘낚시꾼 스윙’의 최호성(46·오른쪽)이 일본 투어 우승, 준우승을 휩쓸었다. 남자골프에선 드문 일이다.
박상현은 8일 일본 야마나시현 미나미스루의 후지자쿠라컨트리클럽(파71·7566야드)에서 열린 후지산케이클래식(총상금 1억1000만엔) 최종일 4라운드를 6언더파 65타로 마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 완벽한 마무리를 연출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박상현은 2016년 12월 JT컵 우승 이후 2년9개월여 만에 일본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2200만엔(약 2억4000만원)을 추가한 박상현은 시즌 누적 상금을 4045만5333엔으로 끌어올렸다. 상금 순위도 6위로 껑충 뛰었다. 한국투어(KPGA)와 일본투어를 병행하는 박상현은 2014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은 4위다. 한국투어에서는 지난 시즌 3승을 포함해 통산 8승을 기록 중이다.
박상현은 올 시즌 일본 남자투어 첫 한국 챔피언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시즌 12번째 대회 만이다. 후지산케이클래식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2012년과 2015년 김경태(33)가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 이어 2016년 조민규(31), 2017년 류현우(38)가 정상에 올랐다.
올해 대회도 한국 선수의 우승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첫날 공동 6위로 시작해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오른 뒤 3라운드에서도 선두를 지킨 최호성과 부상에서 회복한 ‘세계 최장타자’ 김찬(29)이 최종일 공동 선두로 나서 우승 경쟁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4타 뒤져 있던 박상현이 틈을 비집고 올라와 막판에 승부를 뒤집었다. 최호성은 마지막날 이글 1개, 버디 2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김찬은 버디 2개, 보기 3개로 1타를 오히려 잃었다.
박상현은 일본투어 통산 2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해 ‘파이널 킹’ 소리를 듣게 됐다. 최호성은 3라운드에서 생애 최소타인 9언더파 62타를 치는 등 통산 3승에 바짝 다가섰다가 막판에 뒷걸음질을 치면서 ‘화룡점정’ 기회를 놓쳤다. 일본의 베테랑 이와타 히로시(38)가 최호성과 같은 타수를 적어 내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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