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만들어진 IBA는 170여 개국의 법조인 8만여 명과 190여 개 변호사협회 및 법조 단체들이 회원이다. 지난해 로마 총회에선 130여 개국 2700여 개 로펌과 기업, 6000명 넘는 법조인이 참석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국이 연차총회를 개최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아시아에선 일본과 인도,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다. 국내 언론사 중 한국경제신문사가 미디어 서포터를 맡았다.
총 세션 200개…‘쇼케이스 세션’ 주목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법률산업과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세션은 200여 개로, 발표가 확정된 국내 변호사만 177명이다. IBA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분과별로 최근 대표적인 법조 이슈를 다루는 쇼케이스 세션에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법률전문직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세션에서는 올해 IBA가 135개국에서 법조인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피해자가 직장에서 성희롱이나 괴롭힘을 당하고도 외부에 알리지 못하거나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대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많았다.
24일 ‘국제 난민·아동 보호’ 세션에서는 IBA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한 난민 아동 보호 대책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TF는 난민 중 아동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 비자(EEV·Emergency Evacuation Visa)를 발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황필규 공감 변호사가 연사 중 한 명으로 나선다.
포퓰리즘의 사법 개입 문제를 다루는 ‘정치·대중으로부터 법조 독립성 문제’ 세션은 다음날인 25일에 열린다. 이 세션에선 각국 정부와 정치권의 사법부 통제 강화 경향을 들여다본다.
26일 ‘법률구조의 경제 효과’ 세션에서는 변호사를 비롯해 경제학자·통계학자들이 모여 연구한 법률 원조의 비용·이익 분석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 구조 활동은 사회 정의를 위한 기본 원칙일 뿐 아니라 정부 지출을 줄여 경제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같은 날 ‘법률시장 개방에서 얻은 교훈’ 세션은 로펌의 해외 진출에 대한 경험담을 나누는 자리다.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 사례를 통해 현지 사법 체계와 법률시장 규제 틈바구니에 정착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최정환 IBA 서울총회 조직위원장은 “참가 신청 인원이 당초 목표로 했던 5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젊은 변호사들이 이번 총회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펌 글로벌 경쟁력 알리는 기회”
국내 대형 로펌에서도 ‘에이스 변호사’들이 총출동한다. 한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는 “국내 로펌에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국제적 감각을 갖춘 변호사들이 많다”며 “글로벌 로펌 관계자들에게 우리 로펌의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김앤장에서는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총회 의장이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 세션의 패널로 참여한다. 이 외에도 20여 명의 변호사가 다양성, 양성평등 등 여러 주제 분야의 패널로 참여할 예정이다. 태평양에선 김갑유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20명의 변호사가 참여한다. 국제중재 분야의 ‘간판스타’인 김 대표변호사는 중재인으로서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나눌 예정이다. 매슈 크리스텐슨 외국변호사는 국제건설 관련 세션에서 발표한다. 준법감시 분야의 강자인 박준기 변호사는 영업비밀 침해·유출 등에 관한 최근 경향에 대해 논의한다.
광장에선 총 18명이 연사로 나선다. 박태호 국제통상연구원장은 ‘국제무역과 민족주의’ 세션에서, 권순엽 변호사는 ‘5G 네트워크와 신기술’ 관련 세션에서 발표한다. 최정환 변호사는 ‘세계 각국 법률시장 개방 현황과 효과’ 토론 세션에 참여한다. 율촌에서도 20여 명의 변호사가 세션 발표자 및 패널로 참여한다. 우창록 명예회장이 ‘로펌 매니징파트너(MP)의 경력’을, 윤세리 명예 대표변호사가 ‘로펌의 미래’를 발제한다. 윤희웅 대표변호사도 ‘MP 조찬’ 세션에 참여한다.
세종에선 총 9명의 변호사가 10개 세션 발표자로 확정됐다. 김두식 대표변호사가 ‘한국 법률시장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류명현 외국변호사가 최근 법적 이슈를 다루는 세션에 참여한다. 화우에서는 이숭기 변호사 등 4명이, 바른에서는 김유 미국변호사 등 2명이 나선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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