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신임 장관은 현 정부 ‘최장수 청와대 수석’(26개월) 타이틀은 물론 ‘사법개혁의 선봉장’까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유일한 인사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청와대 내에서 조국 민정수석과 가장 친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란 얘기를 농담삼아 해왔다. ‘문(文)의 남자’ ‘리틀 문재인’이란 별명 역시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폭로로 ‘민간인 사찰 논란’이 벌어졌을 때 청와대가 초지일관 ‘개인의 일탈’로 규정한 것도 문 대통령의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결벽증에 가까운 일처리 방식을 믿고 있다”고 했다. 이번 임명 강행에도 조 장관이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을 앞둔 후보 시절 이미 당시 ‘조국 교수’를 미래의 법무부 장관에 낙점하기도 했다. 2011년 검찰 개혁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에서 사회를 맡은 당시 조국 서울대 교수가 대선주자 후보였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검찰 개혁 핵심인 법무부 장관으로 누구를 임명하겠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우리 조국 교수님 어떻습니까”라고 답했다. ‘인간 조국’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힌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부산 출마설’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돼온 만큼 조 장관은 한동안 태풍의 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이번 임명 강행이 문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대통령으로서는 (조 후보자 임명이) 굉장히 부담일 거다. 조국이 무너지면 심지어 탄핵, 하야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법개혁은 큰 틀에서 보면 공정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라며 “공정성 논란을 무시한 채 임명을 강행한 만큼 두고두고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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