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인턴이다’라고 했더니 경영연구소에 같이 근무하는 인턴이 공기업의 인턴은 ‘금턴’이라고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인턴의 경력이 NCS채용에서 서류심사와 심층면접에서 비계량 가점요소로 작용될 수 있으니 공기업 인턴은 금턴이라고 할 만하다.
인턴의 지상과제는 정규직 직장을 갖는 것이다. 그러면 정규직 직장 졸업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지상과제는 무엇이어야 할까.시니어들의 어록으로 살펴보면 퇴직후에는 ‘월급쟁이는 하지 않을 거야’ ‘자연인처럼 살고 싶어’라는 말들이 대세다.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자유롭고 쉼이 있는 삶을 갈망하고 있다.하지만 오랫동안 직장에 메여 살아온 세대라서 쉼을 위해 여유롭게 노는 것도 쉽지 않고, 짧지 않을 것 같은 여생을 마냥 쉬어도 되는지도 점검해 보아야 한다. 긴 세월을 한바뀌 돌아 새로운 출발선에 선 시니어 앞에 떡 버티고 있는 100세 시대를 축복으로 누리기 위한 준비는 각자에게 주어진 지상과제인 셈이다.
지난주에는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연구원 경영지원팀과 인사관리와 급여제도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2006년도에 설립된 연구원은 장기 프로젝트 단위별로 조직이 생성됐고,독립채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따라 사업이 다양해지고 업무량 증가와 함께 인원이 늘어나면서 관리제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80대20 법칙을 되새기며 기관의 특성을 감안한 인사제도를 위한 토론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사람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경영이라 할 정도로 인사가 중요하다.구성원 모두가 각 자의 역할을 다 잘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구성원마다 역량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회사는 각자의 현재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개선을 요구할 것인가가 항상 중요한 고민꺼리이다. 전직원이 똘똘 뭉쳐 연구원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힘을 합쳐 나갈 수 있는 인사관리 제도를 만들고자 하는 경영지원팀장의 생각을 공유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장시간의 토론결과 우선적으로 최신 트랜드를 학습하기 위해 한국남부발전의 인사·급여 차장을 통해 1차 벤치마킹을 시행하고, 재능기부 가능한 외부의 인사(HR) 전문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학습한다.이후, 설립목적이 유사한 기관을 추천받아 2차 벤치마킹하는 기회를 갖는 것으로 토론을 마무리했다.
현업시절 인사·노무 등 HR 직무를 담당하면서 다양한 사안들을 고민하고 경험했었지만 그 경험들을 바로 상대에게 전달하고 자문하기는 쉽지 않다.나름데로 전문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정부의 경영평가 인사관리 부문에 전문교육기관에서 개설한 교육과정을 맡아 강의를 한 경험도 있다.하지만 막상 특성이 다른 타 기관에서 실무진들과 토론을 해보니 경험으로 취득한 오래되고 단편적인 지식은 최신이론과 잘 버무리고 정리돼야만 효과적으로 전달 가능한 지식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정규직 일자리를 잡으려고 진출하는 패기 넘치는 인턴은 정년을 맞아 회사를 졸업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 나가려는 시니어인턴과는 차이가 있다.그러나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가 선택할 미래를 찾아 열심히 뛰는 모습은 서로 다르지 않다.
시니어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에 ‘프로보노’와 ‘전문멘토’ 제도가 있다. 프로보노는 라틴어로 프로보노 피블리크(Probono Public, 공익을 위해)에서 유래된 용어로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댓가없이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은 현안을 해소하고 성장의 기회를 얻는다면 프로보노는 보람과 소셜커리어 등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문멘토는 사회적기업의 창업·비즈니스·인사노무·법률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문에 맞춤형 자문으로 사회적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 특정분야에 전문성이 확보된 자가 전문멘토로 위촉된다.
나는 인턴 3개월차인 이번달부터 인턴근무의 일환으로 프로보노와 전문멘토로서 활동해 보기로 했다. 공기업 근무경력과 경영컨설턴트 양성과정 이수, 현재 시니어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이 반영돼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임금피크기간중에는 이렇게 작은 재능기부를 통해 보람도 찾고, 내년말 퇴직후에는 프로보노 활동은 지속하면서 전문멘토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정규직 직장이 보장되는 인턴을 금턴이라고 한다. 정규직 직장을 졸업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시니어에게는 무엇이 금턴일까.영화 ‘인턴’의 주인공 ‘벤’처럼 능수능란한 인턴생활이 아니더라도, 정규직 때 처럼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평안함을 쫓아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보노와 전문멘토로서 재능기부 하다가 퇴직후에는 전문멘토로 활동하는 길을 열어주는 인턴이라면 시니어에게는 정규직 못지 않은 금턴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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