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타 디자이너 잇따른 영입...디자인 역량 대폭 강화
-중국 현지 인사 단행으로 위기 타개
-EV, 신차 개발 넘어 글로벌 충전인프라 구축
-폐배터리 활용한 신사업 진출로 '자원 선순환 기업'으로 변신 추진
현대기아자동차가 한국을 넘어 다국적 기업으로 적극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해외 인재의 적극 영입에 이어 글로벌 곳곳에서 미래 시장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또한 '친환경 자원 선순환 구조'까지 갖춰 명실상부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면모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디자인 조직, 해외 출신 디자이너 대거 포진
1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유럽에 위치한 제네시스 선행디자인 스튜디오 총괄에 필리포 페리니 디자이너가 오는 16일부터 합류한다. 페리니는 알파로메오와 람보르기니를 거친 스타 디자이너로 특히 람보르기니에서 레벤톤과 무르시엘라고, 우라칸 등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하며 글로벌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그의 영입으로 향후 제네시스의 미래 신차에 어떠한 디자인 영감을 투영할지 글로벌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기아차는 디자인센터장 전무로 인피니티 디자인 총괄을 역임했던 카림 하비브를 영입했다. 이로써 기아차 유럽은 폭스바겐 출신 그레고리 기욤 디자인센터장, 미국은 GM 출신 톰 커언스 디자인센터장이 각각 맡게 되면서 기아차의 한국-유럽-미국의 디자인센터장은 모두 해외 스타급 디자이너들이 자리하게 됐다. 여기에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벤틀리 출신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을 비롯해 같은 벤틀리 출신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전무, 폭스바겐 출신 사이먼 로스비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 BMW 출신 서주호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 상무 등이 포진 중이다.
▲중국서 고전 중인 기아차, 현지 인사로 난관 타계한다
기아차는 중국 현지 법인 둥펑위에다기아의 CEO로 리펑 전 바오능그룹 상무부 총경리를 임명했다. 기아차가 현지인을 중국법인 CEO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리펑 총경리는 중국 내 생산과 판매, 기획 등의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번 인사 단행은 중국 내 재도약을 위해서다. 기아차는 중국 내 판매 부진으로 지난 6월 옌청 1공장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수익성 향상 등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리펑 총경리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전문지식과 통찰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로 근무하며 업무성과를 이끌어 낸 점이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그 만큼 기아차의 현지 반등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V, 개발 뿐 아니라 충전사업에도 전방위 투자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발 걸음도 빨라졌다. BMW와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가 유럽 내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합작 투자사 '아이오니티(IONITY)'에 현대기아차가 참여한 것. 아이오니티는 오는 2020년까지 유럽 24개국을 관통하는 주요 고속도로 내 약 120㎞ 간격으로 총 400개의 800V급 초고속 충전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로 전기차 유럽 판매 교두보 마련 뿐 아니라 초고속 충전사업 노하우를 내재화 해 국내외에서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보 전략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아이오니티 참여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800V 충전 인프라 사업에 현대기아차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전기 이동 수단 제조 뿐 아니라 육상 수송 부문에서 전력에너지 유통에도 참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물론 이미 행보는 시작됐다. 국내에서 기아차가 신개념 초고속 충전서비스를 선보인 것. 전국 이마트 주요 지점에 설치된 100㎾급 초급속 충전기를 기아 전기차 오너들에게 우선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한 게 대표적이다. 충전소 탐색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한 게 특징으로 이를 통해 전기차의 가장 큰 구매 요인 중 하나인 충전 잇점을 부여해 자사의 전기차 판매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EV 폐배터리까지 먹거리로 만든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신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ESS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로 송배전, 가정 및 산업용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특히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 전력저장원으로서 전기차 시장과 동반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산업으로 평가 받는다. 전력 에너지 유통 부문의 사업 참여를 계기로 배터리 활용에도 관심을 쏟는 셈이다.
회사는 OCI와 협업으로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와 태양광발전을 연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분산형 발전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새로운 블루오션 개척과 함께 전기차 개발부터 폐배터리의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자원 선순환 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인 셈이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토탈 모빌리티기업으로의 변신도 시도 중이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인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올해 3월에는 인도 1위 카헤일링 기업 올라(Ola)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기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전동킥보드로 대변되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시장에도 진출, 개방형 플랫폼 '제트(ZET)'를 제주에 이어 최근 서울과 대전에도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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