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게임이 만났다…고용량 콘솔 게임이 모바일 속으로

입력 2019-09-09 16:21   수정 2019-09-09 16:22

PC나 콘솔(가정용 게임기)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했던 고용량 게임들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사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국내 시장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보급하고 있어서다.

성큼 다가온 ‘게임의 미래’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의 미래’로 불린다. 기기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연결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이 구동되기 때문에 사양이 낮은 기기에서도 게임이 돌아간다. 게임을 위해 콘솔이나 게임용 PC를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2023년 클라우드 게임시장 규모를 25억달러(약 3조400억원)로 전망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LG유플러스다. 이달 초부터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인 엔비디아가 LG유플러스의 파트너사다.

지포스 나우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도 검증받은 서비스다.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시범 서비스에 몰린 참여 대기자만 100만여 명에 달했다. 시범 서비스였던 만큼 이동통신망은 4G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를 활용했다.

엔비디아가 한국 이동통신사를 파트너로 고른 것은 5G 통신망 때문이다. 고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기려면 데이터를 고속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LTE로도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승규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클라우드 게임은 통신망의 끊김이나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강력한 5G 통신망을 구축한 LG유플러스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10월 말까지 월 9만5000원짜리 5G 요금제 가입자에게 포트나이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고용량 PC용 또는 콘솔용 게임 150여 종을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다. 지포스 나우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서비스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시범 서비스 기간 이후엔 서비스가 유료로 바뀐다.

PC용 게임도 스마트폰 속으로

SK텔레콤도 금명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엑스박스(Xbox) 콘솔용으로 개발한 3500여 개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일정액을 내면 MS가 보유한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구독’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은 “한국은 실력 있는 게임 회사와 탄탄한 이동통신 인프라, 게임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모두 갖춘 나라”라며 “엑스클라우드를 테스트할 최적지라고 판단해 시범 서비스할 국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명은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다. 스마트폰에 엑스클라우드 앱을 설치한 뒤 원하는 게임을 고르면 된다. 별도로 판매하는 무선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콘솔 게임할 때와 똑같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서비스 이용료는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게임패스’와 엇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임패스는 월 10달러를 내면 MS의 콘솔 게임 라이브러리를 PC 등에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과 MS는 소비자들의 데이터 통신 속도를 감안해 스마트폰으로 구독할 수 있는 게임의 종류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초기엔 4G LTE 서비스 이용자들을 위해 저용량 게임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단계적으로 고용량 게임 비중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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