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업체 SKC코오롱PI 인수전이 국내 사모펀드(PEF) 세곳의 경쟁으로 압축됐다. 신속한 매각을 위해 인수 의지가 높고 자금 능력이 있는 곳 위주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했다는 평가다.
10일 PEF 및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날 SKC코오롱PI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가운데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 PEF 세 곳을 쇼트리스트로 낙점했다. 한 달여간의 예비실사를 거친 뒤 다음달 본입찰을 할 계획이다.
지난 5일 치러진 SKC코오롱PI 예비입찰에는 이들 세 곳 외에도 다수의 국내외 PEF와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해외 SI도 쇼트리스트에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했지만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PEF 세 곳에만 예비실사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최근 ‘쇼트리스트’가 아니라 ‘롱리스트’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많은 인수후보를 예비실사에 참여시켰다가 거래 속도가 더뎌진 경우가 많았다”며 “SKC코오롱PI 매각 측은 이런 점을 반영해 소수의 인수후보만 선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SKC코오롱PI는 세계 불투명 PI 시장에서 3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글로벌 1위 업체다. 불투명 PI는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항공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소재로 쓰인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의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SKC코오롱PI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신규 출시한 폴더블스마트폰용 기판, 전기차 배터리의 절연용 테이프 소재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으로 미·중 무역갈등 완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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