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갑자기 출장이 잡혀서 추석 끼고 출장을 가게 됐어요. 저 혼자라도 시댁에 가라고 해서 대판 싸웠네요. 운전도 못하는데 왜 혼자 버스타고 시골 시댁까지 가라는거죠?"
일주일간 출장을 가게 된 남편과 혼자서는 시댁에 가지 않겠다는 아내가 추석 때 시댁을 찾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남편은 "내가 못 가니 당신이라도 시댁에 가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고 아내 또한 "어차피 당신 출장서 돌아오면 또 찾아뵙고 인사드릴 텐데 그때 같이 가면 되지 않느냐"고 맞서는 상황이다.
아내가 나 홀로 추석 시댁행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운전을 못하고 버스 타고 시골까지 가야 한다는 물리적 고충 외에도 며느리와 시부모님과 사이가 썩 좋지 않다는 심리적인 상황도 작용했다.
신혼 초 자신에게 막말을 한다고 생각된 아내가 시부모님에게 대놓고 항의했고 껄끄러운 사이가 되고 말았던 것.
남편은 "언제까지 불편하게 지낼 순 없지 않느냐"라며 "이번에 혼자라도 가서 관계를 개선해보면 어떠냐"고 하는 상황에서 아내는 "정말 며느리가 혼자 시댁 가는 게 당연한 일이냐"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당신도 나 없을 때 친정 안 가도 용서해줄게라고 해라", "남편 보고 출장 가기 전 혼자 처가 가서 인사드리라 한 다음 그럼 하는 거 봐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고 말해보길"이라며 아내 입장에서 분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불가피한 장기간 출장으로 명절에 같이 갈 수 없다면 배우자라도 잠깐 들려 인사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는 반박글도 있었다.
"시부모님과 며느리 간에 사이가 좋지 않을수록 아들이 함께 가서 중재해야지 혼자 가라는 건 경우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인철 변호사는 "명절 연휴에 부부간의 갈등을 호소하여 이혼까지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특히 시댁 방문과 처가 방문 문제로 다투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남녀가 법적으로 평등해야 하는 것 같이 남편과 아내도 서로 평등해야 하고 명절에도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면서 "시댁에는 오래 있고 처가에는 가지 않거나 잠깐 머무르고 선물이나 용돈에 차별을 두는 것도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편이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아내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아내가 이해를 해야 하지만 그러한 행동이 반복이 되고 배우자를 힘들게 해서 부부갈등이 심각해지고 파탄이 되었다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즐거운 추석 명절에 며느리들은 시댁과 친정에 가는 일정 문제로 고민이 시작된다"면서 "남편은 차분하게 부득이한 출장 일정을 설명하고 교통편이 불편하지 않게 배려하면서 다음 명절에는 친정을 우선 방문 한다는 정도의 대안으로 차분하게 아내를 설득하고 대화로 해결하면 좋을 듯 하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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