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작 '아이폰11' 시리즈 3종을 공개했으나 소비자 반응이 싸늘하다. 고수해온 고가 정책도 멈췄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이폰11 시리즈가 디스플레이 상단의 노치(V자 마크)나 툭 튀어나온 카메라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간 데다, 새롭게 강화된 트리플(3중) 카메라마저 이미 삼성·LG 등이 선보인 기능이라 "별다른 혁신이 없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아이폰11, 사도 될까.
◆ 카메라 강조했지만… 이미 나온 기능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 2019' 행사를 열고 △아이폰11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프로 맥스 등 신형 아이폰 모델 3가지를 발표했다.
아이폰11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 기능 강화다. 애플은 이번 모델에서 처음으로 광각·초광각?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 기능을 탑재했다. 넓은 풍경 사진뿐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피사체를 찍을 수 있다. 광학 줌은 최대 4배까지 가능하고 야간 모드도 추가됐다.
이용자들 반응은 별로다. 혁신을 강조해온 아이폰답지 않다는 것. 사실 카메라 기능은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등이 선보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노트10에 쿼드(4중) 카메라를 탑재했다. 트리플보다 한 수 위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V50씽큐에 트리플 카메라를 넣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 오포 등도 이미 쿼드 카메라 탑재를 예고한 상황이다.
애플이 공개한 4K 동영상 촬영지원 기능 또한 삼성전자가 올해 초 공개한 갤럭시S10에 이미 탑재된 기능이다. 특히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도 신작 시리즈에 5G용 모델이 없다는 점도 이용자들 불만을 사고 있다.
◆ 노치·갑툭튀 카메라 디자인에 불만도
아이폰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전작에서부터 지적받은 노치 디자인(디스플레이 상단의 움푹 파인 부분)이나 '인덕션'처럼 사각형 테두리 안에 배치된 카메라 등이 여전히 아이폰11 시리즈에 남아있어서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카메라 디자인도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애플 제품 사용자들의 인터넷 카페에도 아이폰11 시리즈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줄지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디자인이 엄청 퇴보한 느낌이다. 특히 카메라 부분을 저렇게 밖에 못만드는 이유가 있을까"라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애플은 노치만 3세대를 우려먹는 거 같다. 옆집(갤럭시) 만 해도 계속 바뀌는데, 더욱이 5G 탑재도 없었다"고 썼다.
아이폰4S부터 쭉 아이폰만 써온 소비자 최모씨(31)는 "현재 아이폰X(10)을 사용하고 있다. 곧 스마트폰을 바꿔야 하는데 스펙이나 사양을 보니 갤럭시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구매 의사가 있었던 김모씨(33)도 마음이 돌아섰다. 그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지겨워 아이폰으로 바꿔볼까 했다. 그런데 아이폰11을 보니 지금 폰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도 아이폰11 시리즈에 혹평을 내놓았다. 미국 IT 전문지 씨넷은 "아이폰11프로의 디자인은 3년째 같고 기능들은 라이벌이 이미 선보인 것으로 흥분을 끌어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도 "아이폰11프로의 카메라 부분은 정말 크다. 애플은 뒷면의 큰 원을 숨기려 애쓰지 않는 일관된 길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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