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인기과일 '샤인머스캣'…일본산이지만 한국 포도수출 '주역'

입력 2019-09-13 07:00  


올해 추석 인기 과일로는 단연 샤인머스캣이 꼽힌다. 당도가 높은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은 일본산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이제 국내 농가 수출 소득을 올리는 대표 과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3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로 마련한 11만원대 샤인머스캣 포도 선물세트 5종은 4000세트 중 3000세트가 팔려나갔다. 고가 선물이지만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온라인에서도 샤인머스캣이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8일까지 샤인머스캣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과 배 등 신선과일의 매출은 19% 줄었다.

◆포도계 에르메스·샤넬 '샤인머스캣', 출생지는 일본

씨없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은 포도계의 에르메스, 샤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명품 이름이 붙은 이유로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샤인머스캣은 일반 캠벨포도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실제로 이마트몰에서 현재 샤인머스캣은 2kg에 2만9900원에 팔리고 있다. 반면 영동 캠벨포도는 3kg으로 중량은 더 나가지만 1만4900원이다.

명품 포도라는 별명이 붙은 샤인머스캣의 고향은 일본이다. 1988년 일본의 한 과수 시험장에서 태어났다. 당시 과수 시험장에서 3가지 이상(스튜벤·머스캣오브알렉산드리아·하쿠난)의 포도 종자를 교배하면서 샤인머스캣 품종이 만들어졌다.

일본산이지만 우리나라가 따로 로열티를 내는 것은 없다. 일본이 자국 국립종자원에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샤인머스캣 나무를 들여와 한국형으로 개량해 재배 기술을 표준화했다. 2014년 우리나라 국립종자원에서 생산판매 신고를 완료했다.

샤인머스캣을 국내에서 재배할 수 있는 이유다. 일반 포도보다 달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당도는 18브릭스(Brix) 정도로 높다. 일반 포도와 비교하면 당도가 5브릭스 이상 높은 편이다. 이처럼 당도가 뛰어나고, 씹을수록 망고 맛이 난다는 이유에서 '망고 포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거봉처럼 알이 굵지만 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보통 8월 하순부터 10월 상순까지 수확하며, 최장 3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어 저장성도 우수하다. 냉장보관 기준으로 일반 포도의 저장기간은 15일 전후 정도다.

◆우리나라 농가서 수출 상품으로 '각광'…중국 시장 빠르게 선점 중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끌면서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지난해 855ha에서 올해 1459ha로 늘었다. 2015년 재배면적은 50ha 정도였지만 4년 만에 3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샤인머스캣 덕에 우리나라 포도 수출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포도 수출 금액은 1390만 달러(약 165억원)였다. 경상북도는 이중 75.2%인 1045만 달러(124억원)를 차지한다. 샤인머스캣의 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경북의 포도 수출 물량 중에서 샤인머스캣의 비중은 79%로 총 818만불(98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지난해 중국 쪽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 샤인머스캣의 중국 수출량은 96톤(162만 달러)로 전년대비 1886%나 급증했다.

경상북도는 샤인머스캣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경북에서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1056ha로 전국 점유량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도 경상북도는 샤인머스캣의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 재배면적이 늘면서 2021년 이후 과잉생산이 예상된다는 점도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경상북도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경북통상과 연계해 홍콩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등으로 시장 다변화하고 있으며, 과수통합브랜드 '데일리(daily)'를 통해 고품질화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한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올해 5월에도 중국과 샤인머스캣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시장 확대를 엿보고 있다. 산떼루아 영농조합(경북 상주)은 중국 과일 전문 판매업체 '러라'(樂拉)와 4년간 샤인머스캣 1200t(2000만 달러)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중국은 일본산 샤인머스캣을 수입하지 않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현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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