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판도 바뀌는 원자재 시장...중국, 美 대신 아르헨과 대두박 수입 계약

입력 2019-09-11 14:20   수정 2019-09-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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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여러 미국산 원자재의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이 무역갈등으로 더 이상 이들을 수입할 수 없게 되자 세계 각국은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에 나서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은 아르헨티나 농업부를 인용해 중국과 아르헨티나가 사료용 대두박(콩깻묵) 수출입 협약을 체결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과거 대두박의 최대 수입처이던 미국 대신 아르헨티나에서 수입 수요를 대부분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두박 압축공장을 찾아 품질과 설비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두박은 주로 가축용 사료의 원료로 사용되는 원자재다. 콩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를 뜻하며, 콩깻묵이라 부르기도 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그간 자국에 부족한 대두박을 해외에서 다량 수입해왔으며, 그중 미국이 가장 큰 조달처였다. 미국도 중남부 농업지대 산업을 활성화시킬 유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양국의 대두박 교역에 있어 적절한 무역 균형이 형성돼 왔다.


하지만 미·중 통상마찰 격화로 중국이 보복수단으로 미국산 대두박 구입을 자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에서 매년 생산되는 다량의 대두박은 갈 곳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대두박 가격은 완연한 하락세를 띄게 됐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대두박 가격은 지난 3개월 간 11%가량 하락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년 동안 중국 시장 개척을 시도해왔지만 중국은 국내 대두박 업체 보호를 명목으로 막아왔다. 그러다 최근 중국이 대두박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게 되면서 그간 대(對)중 수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아르헨티나에게도 기회가 돌아오게 된 것이다.

중국과 아르헨티나 양국은 후속 수출 절차를 10월까지 완료하고 선적에 들어갈 전망이다. 올 들어 아르헨티나는 중국에 대두 430만t과 대두유(콩기름) 16만4000t을 이미 수출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안으로 중국 등에 대두박 2600만t, 대두 850만t을 각각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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