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화재 현장서 5층에 매달린 이웃 구조한 의인

입력 2019-09-12 17:54   수정 2019-09-12 17:55

추석 연휴 첫날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을 구조한 의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12일 오전 4시 21분쯤 광주시 광산구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119소방대에 의해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50대 부부가 숨지고 주민 등이 상처를 입었다.

불이 난 집 안에는 모두 5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A씨(53)가 연기가 가득 찬 보일러실로 피했다가 창문 밖으로 추락해 숨졌고, A씨의 아내(50)는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아들(23)과 친구(24)는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탈출했다. 딸(22)은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있다가 맞은편 동에 거주하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바로 양만열(46)씨였다. 양씨는 '불이 났다'는 외침에 상황을 살피다 맨손으로 창틀을 붙들고 매달린 채 연기를 피하고 있는 A씨 부녀를 발견했다.

급박한 상황에 양씨는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가 불이 난 아파트 아랫집 보일러실까지 연기를 헤치며 진입했다.

이후 배관을 발로 디디며 간신히 버티고 있던 A씨의 딸을 단숨에 건물 안으로 잡아당겼다. A씨 딸은 양씨 덕분에 왼쪽 다리에 화상만 입은 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양씨는 A씨도 마저 구하려고 5층까지 진입을 시도했으나 그사이 A씨가 집 밖으로 추락해 숨졌다.

양씨는 '무섭지 않았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가족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며 "내가 최소 한 사람쯤은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자신이 구한 A씨의 딸과 비슷한 나이대인 딸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위험에 처한 이웃을 구하려 동분서주했다. 이웃 20여명은 매달려 있던 A씨 가족을 구하기 위해 폐플라스틱 자루 11개를 모아 아파트 화단으로 옮겼다. 떨어질 때 충격을 덜 받도록 기지를 발후한 것이다.

한편 불은 아파트 현관문과 가까운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한누리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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