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679.3대 1"…그래도 광주엔 부동산 규제가 없습니다

입력 2019-09-13 11:06   수정 2019-09-13 11:07


부동산 규제의 무풍지대인 광주광역시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4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광주는 지난해부터 청약시장은 물론이고 기존 주택시장까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규제는 아예 없는 상태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조만간 규제가 온다', '규제 전 마지막 아파트일지 모른다', '이번이 아니면 돈 벌기 어렵다' 등의 분위기에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결국 추석 전 분양된 아파트는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 된 2007년 9월 이후 '광주에서 가장 많은 청약자수' 기록을 세웠다.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의 1순위 청약접수 결과 49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4만3890명이 청약해 평균 8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84㎡A형에서 나왔다. 20가구 모집에 1만3585건이 접수돼 679.3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84㎡B형은 21가구에 2745건이 몰려 130.7대 1로 뒤를 이었다. 240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76㎡A타입에도 2만605건이 몰려 85.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등 전 주택형이 고른 인기를 보였다.

이 단지는 197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 중 851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분양가는 전용 84㎡A형의 5층 이상이 4억9430만원 정도다. 이 아파트는 비투기과열지구이자 비청약과열지구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전매제한 기간도 6개월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개관한 모델하우를 찾은 방문객은 3만여명 정도인데, 청약자는 4만명을 넘었다"며 "광주에서의 청약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상태다"라고 전했다. 규제가 오기 전에 움직이는 실수요도 있지만, 투자 내지 투기수요들도 몰렸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얘기다.

뿐만 아니다. 청약이 뜨겁다는 '대대광(대구·대전·광주)' 중 마찬가지로 규제가 없는 대전에서도 청약마감 행진이 이어졌다. 대광건영이 대전시 유성구 봉산동 777 일원에 짓는 '유성 대광로제비앙'은 1순위에서 710가구를 모집하는데 2643개의 통장이 몰렸다. 평균 3.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용 84㎡A1형에서는 8.94대 1의 최고경쟁률을 나타냈다.

광주 광산구·남구·서구, 대전 서구·유성구 등은 지난 7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의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그러나 분양가가 높아도 9억원에는 못 미치고 이미 분양가가 많이 높아진 상태다. 대출 규제도 거의 없고 전매제한도 짧아 너도나도 뛰어드는 청약 시장이 됐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의 요건은 △최근 3개월간 해당지역의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 △ 청약경쟁률이나 전매 거래량 급증 △주택보급률 저하 중 하나가 해당되어야 한다. 광주와 대전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했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온 지역이다. 더군다나 조정대상지역 지정 및 해제를 위한 주저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가 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추석 직후에 규제지역과 해제지역이 발표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10월부터 시행된다는 발표에 서울 청약 시장이 달아올랐고, 지방에서는 규제가 시행될지 모른다는 소문에 '묻지마 청약'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정부의 확실한 결정과 발표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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