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구매에도 비대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소비자는 주머니 사정에 맞는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고른 뒤 결제하고 보험에 가입도 할 수 있다. 캐피털업체, 은행, 카드사 등이 운영하는 중고차 플랫폼들은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도록 각종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업하고 있다. 자동차 구매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중고차 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격차가 매우 큰 대표적인 ‘레몬마켓’이다. 중고차 매매단지에 직접 방문해도 허탕을 치거나, 원하는 중고차를 사지 못하고 다른 자동차를 구매하게 되는 사례가 허다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은 브랜드 신뢰도가 곧 판매액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이 지난 2분기의 자사 인증 중고차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장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차를 산 고객이 전체의 70%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자동차 계열 금융사라는 장점을 살려 2015년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었다. 비대면으로 중고차를 사면 할인과 무료 배송을 해줬고, 단기간에 온라인 판매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케이카는 옛 SK엔카직영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뒤 지난해 이름을 바꾼 회사다. 예전부터 ‘차알못(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인 젊은 층 사이에선 SK 브랜드를 단 SK엔카직영의 중고차가 유명했다. 케이카로 바뀐 뒤에는 온라인 당일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3일간 차를 타보다가 반납할 수도 있다. 케이카는 지난 6월 케이카캐피탈을 만들고 중고차 금융도 한번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직영을 떼내고 남은 SK엔카닷컴도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구매한 뒤 7일 안에 반납할 수 있는 ‘엔카홈서비스’를 지난 7월 시작했다.
이런 비대면 중고차 구매족은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많다. 최근에는 40대 이상도 비대면 중고차를 선호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2분기 이용고객 중 40~50대 비중이 45%가 넘어 20~30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온라인으로도 차량 정보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고, 할인·무료 배송 혜택이 적지 않아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고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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