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을 받았다. 이번 공격으로 세계 원유 공급의 5% 이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세계 원유 공급의 5% 생산 차질로 단기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복구 및 설비 재가동 시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5~10달러 수준의 상승이 예상된다. 사우디는 비축유를 통해 생산 차질을 상쇄할 계획이나, 이번 피해 규모를 감안하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세계 원유 공급의 5% 이상 차질을 불러왔던 베네수엘라 석유노조 총파업(2002년 12월2일~2003년 2월2일) 당시 국제유가는 25달러에서 35달러로 상승했었다.
다만 국제유가의 상승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사우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경기의 하강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필요할 경우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슈는 정유 업종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란 분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단기 급등 시 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을 뺀 이익)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또 사우디 원유생산 감소로 인해 원유도입가격 강세에 따른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이달 국제유가 상승 시 재고 관련 손익 증가라는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화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봤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나, 대체제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의 구조적 약세와 화학 기업의 가동률 하락으로 나프타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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