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6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웨이브 출범식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콘텐츠”라며 “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더 잘 운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이나 선진국, 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연합의 OTT ‘푹’이 통합된 형태로 18일 공식 출범한다. 이틀 앞서 열린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등이 참석했다.
웨이브가 해외시장 진출까지 겨냥한 것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해외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웨이브의 무기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콘텐츠다. 웨이브는 관련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제휴·협력·지분 투자 등 모든 방향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 미디어 환경에서 양방향 콘텐츠가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술 요소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웨이브는 한국이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등 선도적인 ICT를 콘텐츠에 접목해 새로운 기회도 찾기로 했다. 이날 박정호 사장은 5G 기반의 끊김 없는 초저지연 스트리밍과 멀티뷰 서비스, 딥러닝 기반으로 영상 등의 화질을 높이는 슈퍼레졸루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콘텐츠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웨이브가 애초 목표로 한 해외 OTT 업체에 대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즈니, 애플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 역시 자체 OTT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의사결정이 느린 지상파와의 통합이 경쟁력을 지닐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한상혁 위원장은 “올해 해외 OTT의 국내 이용자는 2595만 명으로 국내 OTT의 두 배에 달한다”며 “국내 업체가 과감한 혁신과 상생 전략으로 대응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윤정/전설리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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