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센에게 대항전 솔하임컵은 여러 의미에서 잊을 수 없는 대회다. 그는 4년 전 열린 이 대회에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당시 포볼 경기 때 재미 동포 앨리슨 리(24)의 버디 퍼트가 홀 50㎝ 앞에 멈췄고 앨리슨 리는 공을 집었다. 상대 선수였던 페테르센은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며 정색했다. 벌타를 받은 앨리슨 리는 “(공을 집어 들어도) 좋아”란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컨시드를 외친 것이 갤러리였을지도 모른다.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미국 스타 선수의 눈물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거센 비난 여론에도 페테르센은 항의했다. 그는 “다시 그 상황이 오더라도 똑같이 할 것이며 후회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골프 주류인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집중포화가 이어지자 고집 센 페테르센도 결국 공식 사과했다. 그는 미국 방송에 출연해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경쟁의 열기 속에만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했지만 끝까지 앨리슨 리에게 컨시드를 줬다고 인정하진 않았다.
페테르센은 경기 중 화를 잘 내고 강한 승부욕을 내비쳐 동료들에게 ‘기피 대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4년 전 솔하임컵에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파란만장한 페테르센의 선수 생활은 이 경기를 끝으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팀 단장인 줄리 잉크스터는 “페테르센이 그 퍼트를 넣었을 때 놀라지 않았다”며 “그가 왜 페테르센인지 보여주는 인상적인 퍼트였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팀 동료 안나 노르드크비스트(32·스웨덴)는 “페테르센은 모두의 롤모델이고 록스타였다”며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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