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파의 거장 오귀스트 르누아르에게 미술을 배운 일본 화가 우메하라 류자부로는 최승희의 춤사위에 빠져들어 걸작 ‘무당춤을 추는 최승희’를 남겼다. 1941년 완성한 작품으로 우아하게 무당춤을 추는 최승희의 모습을 감각적인 붓질과 화려한 색채로 잡아냈다. 부채를 들고 신을 유혹하는 몸짓이 요염하고 부드럽다. 한국 여성의 춤을 향한 열정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한국 미술가가 아니라 일본 화가가 국가와 이념을 넘어 최승희의 예술혼을 작품으로 승화했기 때문에 당시 국내 화단 역시 화들짝 놀랐다. 이 그림은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근대 시기 ‘신여성’을 주제로 기획한 전시에 출품돼 국내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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