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승부수’를 던졌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후속수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기 위해 17일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8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당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른바 ‘조국 정국’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황 대표가 삭발 이후 지지층에 존재감을 보여주고 당내 리더십을 다지는 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포트라이트 받은 황교안
황 대표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전날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삭발한 뒤 끌어올린 투쟁 동력을 1인 시위로 이어간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시위에 앞서 “자유민주세력과 함께 반드시 조국을 끌어내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며 “그 뜻이 이뤄질 때까지 총력을 다해 국민과 함께 싸워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투쟁 중인 이학재 한국당 의원을 찾아 격려했다.
황 대표의 삭발은 강경 투쟁을 요구해왔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얻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한국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황 대표의 삭발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번처럼 제1야당 대표의 결기를 계속 보여주기 바란다”고 지지를 표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로선 유일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의 삭발은 ‘릴레이 삭발’로 이어지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동대구역에서 삭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삭발을) 하고 싶어하는 의원이 많다”며 “그만큼 비장함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취임한 황 대표는 지금까지 투쟁 방식으로 ‘민생 대장정’ 등 장외투쟁을 이어왔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이전까지 민생대장정을 하면서 마을회관에서 자는 등 나름대로의 투쟁을 해왔지만 대중에게 소구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지부진하던 와중에 이번 삭발로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삭발이 당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야당이 이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삭발한 지금으로선 지도부에 비판적이었던 당내 의원들도 대놓고 비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중도층 포섭은 미지수
다만 황 대표의 삭발 투쟁이 청년층과 중도층을 포섭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삭발과 1인 시위 등 과거 방식의 투쟁으로 지지층 외연을 넓히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당 정책위원회 산하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공정리그)를 출범시켰다. 저스티스 리그는 △대입제도 전면 재검토 △국가 고시제도 개혁 △공기업·공공기관 충원 제도 개혁 △노동조합 고용세습 타파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하고 입법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국무위원 한 명의 파면을 요구하면서 삭발 등 강경투쟁을 이어가는 게 원하는 만큼의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스포트라이트가 당이 아니라 황 대표 개인에게만 집중됐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차기 대선용 개인 이벤트로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황 대표에게도 이번 삭발이 중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점잖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황 대표가 삭발 투쟁이라는 이벤트로 이력의 일관성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우선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한 만큼 강경 일변도로 가기보다는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다채로운 투쟁 전략을 치밀하게 짜면서 정권 대체 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스포트라이트 받은 황교안
황 대표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전날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삭발한 뒤 끌어올린 투쟁 동력을 1인 시위로 이어간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시위에 앞서 “자유민주세력과 함께 반드시 조국을 끌어내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며 “그 뜻이 이뤄질 때까지 총력을 다해 국민과 함께 싸워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투쟁 중인 이학재 한국당 의원을 찾아 격려했다.
황 대표의 삭발은 강경 투쟁을 요구해왔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얻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한국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황 대표의 삭발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번처럼 제1야당 대표의 결기를 계속 보여주기 바란다”고 지지를 표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로선 유일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의 삭발은 ‘릴레이 삭발’로 이어지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동대구역에서 삭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삭발을) 하고 싶어하는 의원이 많다”며 “그만큼 비장함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지난 2월 말 취임한 황 대표는 지금까지 투쟁 방식으로 ‘민생 대장정’ 등 장외투쟁을 이어왔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이전까지 민생대장정을 하면서 마을회관에서 자는 등 나름대로의 투쟁을 해왔지만 대중에게 소구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지부진하던 와중에 이번 삭발로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삭발이 당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야당이 이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삭발한 지금으로선 지도부에 비판적이었던 당내 의원들도 대놓고 비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중도층 포섭은 미지수
다만 황 대표의 삭발 투쟁이 청년층과 중도층을 포섭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삭발과 1인 시위 등 과거 방식의 투쟁으로 지지층 외연을 넓히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당 정책위원회 산하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공정리그)를 출범시켰다. 저스티스 리그는 △대입제도 전면 재검토 △국가 고시제도 개혁 △공기업·공공기관 충원 제도 개혁 △노동조합 고용세습 타파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하고 입법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국무위원 한 명의 파면을 요구하면서 삭발 등 강경투쟁을 이어가는 게 원하는 만큼의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스포트라이트가 당이 아니라 황 대표 개인에게만 집중됐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차기 대선용 개인 이벤트로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황 대표에게도 이번 삭발이 중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점잖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황 대표가 삭발 투쟁이라는 이벤트로 이력의 일관성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우선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한 만큼 강경 일변도로 가기보다는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다채로운 투쟁 전략을 치밀하게 짜면서 정권 대체 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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