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가운데, 당시 담당 형사였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감격적인 소회를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밤에는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 33년 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확인되어 경기남부청 미제사건수사팀에서 수사 중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라며 "세계 100대 연쇄살인사건의 범주에 들어가고, 대한민국 최대의 미제사건이었다"라고 적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김 연구위원은 영화 '살인의 추억' 속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박두만 형사 역의 모델이 된 인물로, 당시 사건 현장에 파견된 바 있다.
그는 "어제 소식을 접하고 바로 이 사건의 현장 책임자였던 전 경기청 강력계장 하승균 총경님과 통화를 했다. 오늘 청으로 들어가시기로 했다고 하시면서 감격에 겨워 울먹이고 있었고, 둘이서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늘은 있다.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서 그놈을 처벌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들 앞에 세워야 한다던 우리들의 약속이 실현되는 날이 왔다"면서 "이제 내게 마지막으로 포천여중생 살인사건만 해결된다면 형사의 소명은 마무리 될 것"이라며 감격에 찬 심경을 전했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성 A(56)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A씨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A씨는 자신의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복역 중으로 1차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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