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강경화 장관보다 하루 먼저 주한미군사령관 만난 이유는

입력 2019-09-19 16:13   수정 2019-09-19 16:28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9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조찬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갈등설을 빚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만남이 20일로 예고된 상황에서 하루 앞서 진행된 이날 회동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 차장은 자신의 트위터(사진)를 통해 “오늘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만나 조찬을 함께 하면서 한·미동맹과 동북아 지역 전략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함께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그는 “‏저희 둘다 NFL(미국 프로풋볼) 레드스킨스(Redskins) 팬이고,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바로 옆 동네인 아가왐(Agawam)이 사령관 부친의 출생지여서 마치 고향사람을 만난 듯 편했다”고 덧붙였다.

특별할 것 없는 만남이지만 외교가에서는 회동 시기를 두고 ‘교묘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 장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오찬 회동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김 차장이 직접 에이브럼스 사령관과의 만남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20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해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주한 미군기지 반환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군기지 조기 반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하지만 김 차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만남이 이보다 하루 앞서 성사되면서 청와대의 입장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대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 장관의 행보에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강 장관과 김 차장이 신경전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청와대 참모와 외교 정책 수장 간의 불협화음에 이목이 쏠린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외교 라인의 신경전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김 차장은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며 열심히 하겠다”고 사과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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