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꼽혔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신원이 33년 만에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오전 9시30분 경기남부청 2부장이 주재하는 브리핑을 열고 현재 다른 사건으로 부산에서 복역 중인 이 모(50대) 씨를 용의자로 지목한 이유와 주요 증거, 이씨는 어떤 인물인지 등을 설명했다.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DNA 감정 의뢰한 결과, 현재까지 3건의 현장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점을 통보받고 수사를 벌여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국과수와 협조해 DNA 분석을 지속적으로 감정 의뢰하겠다”라며 “당시 수사팀 관계자 등 조사 통해 대상자와 화성 사건의 관련성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대표적 미제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만료됐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갖고 실체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러나 이 씨가 1차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서 25년째 복역 중이다.
경찰이 이 씨를 특정한 건 살인사건 증거품에서 채취한 DNA와 이 씨의 DNA가 최소 3차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10명의 여성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사건인 10차 사건은 1991년 4월 3일 밤 발생했다. 당시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2007년 개정 후 25년·2015년 개정 후 폐지)에 불과했기에 2006년 4월 2일을 기해 공소시효가 지났다.
당시 이 사건에 동원된 경찰 연인원만 205만여명으로, 이는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로 꼽힌다. 수사대상자 2만1280명, 지문대조 4만116명 등 각종 수사기록 또한 역대 최고로 남아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200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두번째 장편 영화인 '살인의 추억'으로도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당시 비가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이 연달아 살해됐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씨는 1994년 1월 이춘재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 이모 씨(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망치 등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다음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강간, 사체유기) 등으로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때도 이 씨는 화성연쇄살인 때와 마찬가지로 스타킹으로 시신을 묶었다.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한 방송에서 "연쇄살인으로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한 그가 살인을 멈추게 된 것은 계속 범행을 할 수 없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망했거나 장기간 복역중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또한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에 대해 "그는 다른 사건으로 오래 전부터 교도소에 수감돼 있거나 이미 죽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살인행각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화성사건 용의자 개인신상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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