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탈(VC) 스톤브릿지벤처스가 1265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처음으로 결성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PEF 펀드를 통해 투자 규모를 키우고 투자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일 IBK기업은행과 공동으로 1265억원 규모의 ‘IBK-스톤브릿지 혁신성장 PEF’를 결성하기로 했다. 펀드에는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가 360억원을 출자해 앵커 투자자로(LP)로 참여하고, IBK기업은행이 506억원, 스톤브릿지벤처스가 50억원을 출자한다. 이밖에 캐피탈사, 증권사, 은행 등 다수의 민간 기업들이 출자에 참여키로 했다. 이번 펀드는 스톤브릿지벤처스가 결성한 펀드 중 최대 규모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이번 펀드를 통해 핵심기술력을 갖춘 혁신기업 위주로 투자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플랫폼 및 인프라 기술인 ICT 융?복합, 바이오헬스케어, 핀테크, 스마트팩토리 분야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초기 기업 위주로 투자가 진행됐다면, 이제는 기업공개 직전 투자(프리 IPO단계) 등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PEF 부문 진출을 위해 지난해 회사 내 ‘그로스(growth)’팀을 꾸려 1년여간 준비해왔다. 이환영 이사가 팀을 이끈다. 이 이사는 아주캐피탈, IBK기업은행 투자금융부,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을 거쳐 지난해 스톤브릿지벤처스에 합류했다. 이번 펀드 결성으로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운용자산(AUM)은 5108억원에 달한다.
최근 VC업계에선 대형 VC를 중심으로 PEF 펀드 조성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아주IB투자, SV인베스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시장에 자금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구조조정, 스케일업 부문에 대한 공적 자금 공급이 늘어난 것도 PEF 부문 확대의 주요 요인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높아져 기존 펀드 사이즈로는 투자 규모에 한계가 있다”며 “최근 들어 시리즈 B 이상 단계나 상장 직전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만큼 PEF 에 진출하는 VC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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