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유능한 PB라도 고객 자산을 한곳에 몰아넣을 수는 없다. 투자의 기본은 분산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한 국내 대형은행 PB센터에서 투자한 상품 비중을 집계한 결과 전체 자산의 60%가 예·적금 상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위험 중수익 이상의 ‘투자형 상품’은 38% 수준이었다. 보험 상품은 2%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PB센터장은 “있는 자산을 지키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산의 상당 부분은 예·적금 상품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올해는 저금리 기조에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게 PB들의 얘기다. 우리은행 투체어스(TC) 점포의 한 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달러 등 외화 자산 투자가 많은 편이었고 올해는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PB센터 전체 판매 상품 순위 중 1위는 정기예금(원화)이었다. 이어 △외화정기예금 △MMT(단기특정금전신탁) △우대저축예금 △외화스와프신탁(단기) 등의 순이었다. MMT와 외화스와프신탁도 대부분 만기가 짧아 유동성 확보가 쉬운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펀드 중에는 주로 채권형펀드가 많이 팔렸다. 보험(방카슈랑스)도 대부분 확정 금리를 주는 저축보험이 많이 판매됐다.
금융 상품을 제외한 올 상반기 최대 히트 상품은 ‘골드바(금괴)’였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도 금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면서 국제 금값이 급등했다. 시중은행 PB센터에서는 물량이 달려 상반기 한때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PB는 “골드바는 가격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자녀 상속을 위해 미리 사 보관해두는 고객도 많다”며 “VVIP에게 제공되는 은행 전용 대여금고에 골드바를 보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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