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전 中과 합의 필요없다"…무역협상 다시 난기류

입력 2019-09-22 15:04   수정 2019-09-2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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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중국과의 부분적 합의가 아니라 완전한 합의를 원한다”며 “대선 전에 합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간단계 합의’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것과 다른 톤의 발언이다. 미·중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중국 측 실무협상단은 예정됐던 미국 농가 방문을 갑자기 취소하고 조기 귀국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난기류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 농산물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매우 큰 규모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 빅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과 협상의 핵심 이슈로는 지식재산권 문제를 꼽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는 탄탄하지만 무역에서 ‘사소한 다툼’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간단계 합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쉬운 것부터 먼저, 일부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를 두고 지지층인 ‘팜벨트(농업지대)’가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고 지지율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 대신 ‘스몰딜’을 고려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로부터 8일 만에 다시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워싱턴DC에서 이틀간의 미·중 실무급 무역협상을 마친 중국 협상단은 당초 예정된 미국 농가 방문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CNBC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쥔 농업농촌부 차관이 이끄는 중국 농업분야 협상단은 몬태나주와 네브래스카주 농가를 찾을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없애고 조기 귀국했다.

일정 변경의 구체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실무급 협상 테이블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면서 중국 측이 일정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협상단의 미 농가 방문은 ‘친선’ 목적으로 해석돼왔다는 점에서 이날 중국 측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은 뉴욕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실무협상 성과도 불투명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협상 종료 후 내놓은 간단한 발표문을 통해 “이틀간 이어진 협상이 ‘생산적’이었다”며 “다음달 워싱턴에서 장관급 회담이 열릴 것을 기대한다”고만 짧게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측이 실무협상에서 공통 관심사인 경제·무역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인 토론을 했다고만 보도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다음달 10~11일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오는 10월 15일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것을 바로 앞둔 시점이다. 고위급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중국 측에선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11월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포럼에 참석해 별도로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전쟁 일시 휴전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올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따로 정상회담을 해 무역전쟁 일시 휴전을 선언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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