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의 길목에 놓인 부산에서 피해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 신고는 243건에 달한다.
특히 해운대 인근 고층빌딩인 마린시티 부근 등에선 순간풍속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사상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곳곳에서 시설물은 물론 가로등, 가로수까지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22일 오전 8시20분께 중구로 한 서점 건물 4층에서도 외벽 유리가 깨져 인도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행인이나 지나가는 차량이 없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선 오전 6시께 부산 남구 대연동 한 공사장에 임시로 세운 가설물(비계)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렸다. 이 사고로 주변 200여 가구에 전기가 끊겨 큰 불편을 겪었고 한국전력공사가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7시10분에는 부산 남구 용호사거리 부근 도로에 길이 1.5m가량 철제 연통이 떨어졌다. 비슷한 시간 사하구 감천동 한 주택에서 길이 15m 축대벽이, 연제구 한 주유소 인근 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강풍에 넘어졌다.
건축 폐자재 등이 방치된 재개발지역에서 강풍에 안전가림막이나 건설용 가설물이 쓰러져 긴급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강한 바람에 곳곳에서 가로등이 꺾이거나 가로수가 쓰러졌다.
21일 오후 10시25분에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을 떠받치는 기둥이 붕괴해 주택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주택 1층에 거주하는 A(72) 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주택 잔해에 깔려 9시간여 만인 22일 오전 7시4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최대 순간풍속 시속 125∼160㎞(초속 35∼45m)의 바람에 각종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해운대 인근 고층빌딩과 고층빌딩 사이 주변에서는 바람이 시속 180㎞(초속 50m)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께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B(69) 씨가 강풍에 넘어진 가로등에 부딪혀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전 9시55분께는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 지붕이 바람에 날려 행인 C(44) 씨가 머리를 다쳤다. 전날 오후 9시 51분께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 목욕탕에서 가로 2m, 세로 1.5m 대형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인도로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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