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스, 1.3兆 기업가치 도전, 상폐 후 '14년 굴욕' 청산할까

입력 2019-09-22 17:29   수정 2019-09-23 02:28

미국 아마존 등 온라인 시장에서 매트리스로 돌풍을 일으킨 지누스가 최대 1조3000억원대 기업가치에 도전한다. 지누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성사되면 상장폐지당한 지 14년 만에 증시에 재입성하는 사례가 된다. 사상 최대 규모의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도전하는 롯데리츠에 이어 조(兆) 단위 기업가치를 노리는 지누스가 가세하면서 올 하반기 공모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지누스는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채비에 들어갔다. 지누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8만~9만원으로, 예상 공모금액은 2417억~2719억원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은 1조1717억~1조3182억원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신규 상장했거나 공모 규모를 확정지은 기업 중 예상 시가총액이 가장 크다.

지누스는 다음달 21~22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인수사는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이 맡았다.

지누스는 한 차례 상장폐지당했던 기업이 공모를 거쳐 다시 상장하는 사례로도 시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 전 세계 텐트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지누스는 사업 다각화에 따른 재무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2004년 화의절차를 신청했다. 2005년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이후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해 배송해주는 사업으로 미국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도 매출의 90% 이상을 미국에서 올리고 있고,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로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침대 매트리스 등 침실 가구를 비롯해 소파 등 거실 가구 등을 제조하고 있다.

올 하반기 대형 공모 일정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시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롯데리츠는 연 6%대 예상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내세우며 다음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리츠의 예정 공모금액은 4084억~4299억원이다. 한화그룹 계열의 방위·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화시스템도 조 단위 기업가치가 가능한 대어급 IPO 후보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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