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한국에 R&D센터 구축 검토"

입력 2019-09-22 17:08   수정 2019-09-23 02:07

“한국은 작지만 중요한 시장입니다.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우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멍샤오윈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정부,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쑹카이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 린옌시아 한국화웨이 대외협력·홍보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멍 CEO는 “한국 시장 매출은 화웨이 전체 매출의 1000분의 4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한국 시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지난 4년간 한국 부품 구매액이 25조원, 작년에만 12조원에 달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지난 18일 향후 5년간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해 500만 명의 인공지능(AI) 개발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엔 한국도 포함된다고 멍 CEO는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에 R&D센터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설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멍 CEO는 한국이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협력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서울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화웨이의 5G 오픈랩이 대표적이다.

5G 오픈랩은 100일간 130여 명의 개발자 등에게 5G 관련 교육을 했다. 또 9개 협력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 중 세 곳과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화웨이는 오픈랩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과 중국 등 해외 진출도 돕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 제품의 보안 문제도 거론됐다. 쑹 사장은 “미국이 보안 문제를 들며 제재를 가하는데, 기술적으로 검증하자고 한다면 얼마든지 응하겠다”며 “정치적 문제로 끌고가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도 자사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성 검증을 얼마든지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외국 기업의 보안성을 점검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5G 통신보안협의체’에서 화웨이에 참여를 요청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하이=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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