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분원 설치…더 커지는 세종

입력 2019-09-24 16:36   수정 2019-09-24 16:42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인 대전과 세종이 신(新)충청시대를 이끌 대표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대전은 대전 방문의 해와 도시재생사업으로 비약적인 도시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은 국회의사당 분원 설치로 행정도시를 넘어 행정수도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 그동안 엑스포 도시, 공무원 도시로만 알려진 대전·세종이 체질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세종시는 국회 기능 분산으로 비약적인 도시 발전을 이뤄 신충청시대를 선도할 채비를 마쳤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8월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 방안’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내놨다.

연구용역은 국토연구원이 국회사무처의 의뢰로 지난 1~7월 6개월에 걸쳐 수행했다. 국회 분원 설치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국회 공무원 1395명, 세종시 중앙부처의 5급 이상 공무원 461명, 대학교수 등 전문가 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국토연구원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소관 행정부처 소재지 등을 기준으로 다섯 가지 이전 대안을 제시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국회 스스로 국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은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섯 가지 시나리오는 크게 상임위는 이전하지 않는 A안과 상임위까지 이전하는 B안으로 구분된다. A안 중 A1안은 기관 이전 없이 분원에 회의실만 설치하고 세종에 소관 부처가 있는 상임위 등이 출장을 가 회의를 열게 하는 방안이다. A2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예산정책처, 사무처 일부 조직 등 예·결산 심사 기능만 분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B안 중 B1안은 예·결산 심사 기능과 함께 10개 상임위를 이전하는 방안이다. 세종에 있는 행정부처 소관 7개 상임위(교육·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위)와 서울과 세종 양쪽에 있는 5개 위원회 중 세종에 더 무게를 둬야 하는 3개 상임위(정무·기획재정·행정안전위)가 그 대상이다.

B2안은 B1안에 더해 법제사법·과학기술방송통신·운영위까지 모두 13개 상임위를 이전하는 방안이며, B3안은 본회의 기능만 서울에 남기고 17개 상임위 전체와 예결위, 국회 소속기관을 모두 옮기는 방안이다. 시 관계자는 “우리는 용역 결과를 존중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17개 상임위가 모두 내려오는 B3안이 가장 좋고, 세종·대전에 있는 정부 부처에 맞춰 최소 13개 상임위가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그간 검토한 5개 국회 세종 분원 설치 후보지(A~E부지) 중 국무조정실 근처로 세종호수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에 접한 ‘B부지’(50만㎡)가 입지의 상징성, 접근성, 환경적 쾌적성 등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종시는 용역 결과에 크게 환영했다. 앞으로 국회 운영위원회가 용역 결과를 검토한 뒤 조속히 이전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고, 설계 등 후속 조치를 하길 바라고 있다. 국회 세종 분원은 이르면 2024~2025년께 개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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