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 달새 0.2%포인트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부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576%로 지난달 26일 1.325% 대비 0.251%포인트 올랐다. 금융채 5년물은 지난 7월 중순 1.652%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에는 1.3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위해 20조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저당증권(MBS)이 시중에 풀린다는 소식에 시장이 먼저 반응하면서 채권금리가 크게 올랐다.
문제는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새로 주담대를 받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서민을 위해 마련된 정부의 안심전환대출이 정작 은행을 통해 주담대를 받아야하는 이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킨 셈이다.
실제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빠르게 반응했다. 매주 월요일 금리가 바뀌는데 한 달새 0.2%포인트, 일주일새 0.1%포인트 가량 뛰었다. KB국민은행의 지난 23일 기준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36~3.86%인데 지난달 26일 2.13~3.63%와 비교해 0.2%포인트 이상 올랐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2.25~3.75%)와 비교해서도 0.1%포인트 이상 뛰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까지 금융채 5년물 금리와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까지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조금 더 오를 수 있다"면서 "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이후로 늦추는 게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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