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탁월한 연기 완급조절로 그려낸 '로코 스릴러'

입력 2019-09-26 10:27   수정 2019-09-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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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사진=방송캡처)


‘드잘알(드라마를 잘 아는 사람)’ 공효진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무후무한 로코 스릴러를 완성시켰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5, 6회에서 동백(공효진)은 마이웨이로 직진해오는 용식(강하늘)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6년 전의 한적한 옹산 마을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연쇄 살인마가 동백의 가게 한편에 섬뜩한 경고를 남긴 것이 발견되면서 뒷이야기를 궁금케 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는 공효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달달했다가 짠했다가 서늘한 긴장감마저 감돌게 만드는 공효진의 탁월한 연기 완급조절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평소에는 숫기도 없고 남들의 눈이 두려워 움츠러들어 있지만 용식에게만큼은 사이다 못지않게 톡톡 쏜다. 오로지 직진을 외치는 용식에게 “미리 찰 게요.”라며 철벽을 넘어선 공격적인 방어까지 나선다. 그러나 숨길 수 없는 입가의 수줍은 미소와 자꾸만 그를 향하는 동백의 눈길은 보는 이들 마저 설렘 속으로 퐁당 빠뜨렸다.

자타 공인 ‘공감 제조기’ 공효진의 현실 연기가 더욱 돋보인다. 일생을 홀로 외롭게 살아온 동백에게 필구는 자신의 유일한 편이자 삶의 목표였다. 누구보다 치열하고 올곧게 살아왔음에도 주변의 눈총은 늘 따가웠고, 온 세상의 불행은 모두 끌어다 모은 듯 사고 역시 끊이지 않았다. 특히 우연히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되며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려 버리기까지 했지만, 아들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이 악물고 버텨낸 동백이었다. 경찰도 마을 사람들도 자신을 괴롭히기만 하는 차가운 현실 속 동백의 심경을 공효진은 섬세한 눈물로 그려내 공감을 자아냈다. 참으려 했지만 결국 터져버린 눈물과 “엄마가 미안해”라며 격해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전한 말 한마디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캐릭터의 감정과 상황에 따른 심리 변화를 공효진은 밀도 높은 감정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슬픔부터 기쁨, 설렘까지 극을 더욱 풍성하게 이끄는 공효진표 현실 연기가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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