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다음달부터 서울고등법원에서 시작된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첫번째 항소심보다 50억원 늘어난 86억여원을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로 인정한 가운데 징역형의 집행유예 상태인 현재 형량이 어떻게 바뀔지 법조계와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내달 25일 오전 10시10분으로 잡았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파기환송심도 같은 날 시작된다.
법조계에선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왈가왈부 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상고심에서 뇌물공여액으로 원심보다 50억원 늘어난 약 86억원을 인정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코어스포츠 용역대금 36억여원,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34억원 상당의 말 세 마리,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2800만원 등을 모두 뇌물로 인정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수가 50억원을 넘으면 최소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다. 현행법상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인 3년 이하 징역을 넘어서는 형량이다.
그러나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유죄로 인정된 내용 중 가장 형량이 높은 횡령죄는 횡령 피해액을 이 부회장이 모두 변제한 상태”라며 “재판부 재량으로 형을 감경하는 ‘작량감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피고인 출석이 의무인 형사소송법에 따라 이 부회장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피고인이 별다른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최대 구속까지 가능하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첫 공판기일 이틀 뒤인 내달 27일 중동 지역 사업 협약 체결을 위해 아랍에미레이트(UAE) 수도인 아부다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부회장과 같은 날 파기환송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건은 아직 첫 기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파기환송심은 내달 30일 처음으로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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