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프레스. 2005년 미국 발명가이자 엔지니어인 앨런 애들러 에어로비 회장이 만들었습니다. 주사기 원리를 커피 기기에 접목해 에스프레소의 압력 방식과 드립커피의 추출 방식을 결합했습니다. 이 제품을 만드는 에어로비라는 회사는 공기 역학과 관련한 20여 가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에어로프레스는 일단 간편합니다. 가볍고 작아서 휴대하기 편하죠. 커피 애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마니아층이 생겼고, 이 기기를 사용해 커피를 만드는 세계 대회까지 생겼습니다. 커피를 담는 챔버, 커피를 눌러서 추출하는 플런저, 필터 캡. 딱 세 가지 구성입니다.
필터 종이를 끼운 다음 커피 가루를 넣고 물을 부은 뒤 플런저를 꾹 눌러주면 풍부한 맛과 향의 커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일정한 압력으로 눌러주는 게 맛의 비결이라고 하죠.
이처럼 간단한 기계인데 세계대회를 한다고요? 원래 황금 비율은 공기 반, 커피 반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기기는 내리는 사람이 커피의 굵기나 필터의 종류, 물의 온도 등을 바꾸면 완전히 맛이 달라집니다. 에스프레소에서 브루잉 커피의 매력까지 다채롭게 낼 수 있는 기구. 메탈필터로 내리면 에스프레소, 종이필터로 내리면 브루잉 커피의 맛을 낼 수 있으니 3만~4만원대 가격으로 이렇게 많은 재주를 부리는 기기는 에어로프레스가 유일합니다.
또 하나는 ‘미스터 클레버’입니다. 핸드드립 방식은 바리스타에 따라 모두 다른 커피 맛을 냅니다. 이런 차이를 한 번에 끝내주는 기기죠. 일반 핸드드립 커피 드리퍼와 생김새는 비슷합니다. 종이 필터를 끼우고 원하는 양의 원두를 넣고, 93도 정도의 물을 붓습니다. 점 드립, 선 드립 이런 재주도 필요 없죠. 스푼으로 커피와 물을 휘휘 저은 뒤 2~3분 후 컵 위에 올리면 커피가 뽑혀 나옵니다. ‘클레버(똑똑한)’라는 이름처럼 말이죠. 두 기기 모두 트라이탄 소재로 만들어져 뜨거운 물을 부어도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하고, 세척이 간편한 게 매력입니다.
다음달 1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일대에서 열리는 ‘2019 청춘 커피 페스티벌’에선 올해 에어로프레스 국가대표 챔피언이 된 이승국 바리스타가 나와 ‘에어로프레스로 만드는 커피’를 강의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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