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전문가’인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겸 에델만갈등관리연구소(ECCL) 대표가 실전 사례로 익힌 협상의 기술을 신간에 담았다. 도서출판 시간의물레에서 펴낸 ‘협상5’다.
권 부사장은 “무언가 간절하게 원한다고 해서 그걸 겉으로 드러내면 호구를 인정하는 것밖에 안된다”며 “협상은 일부 전문가나 법률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알아둬야 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주둔비 급증 필요’ 발언도 협상 전략의 하나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권 부사장은 “연간 1조원 수준인 주둔비를 갑자기 6조원까지 부르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흔히 쓰는 협상 전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돌파 당하는 방법으로 대처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협상을 일종의 ‘놀이’로 여기는 트럼트 대통령에게 ‘혈맹’‘안보’ 등을 앞세우는 건 금물이다. 그는 “한국인 특유의 급한 성격대로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언급하면, 가장 마지막에 써야 할 비장의 카드를 하찮게 던져놓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신간 ‘협상5’는 협상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핵심 5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준비 △근거 △노딜(no deal, 기다림) △라포(rapport, 인간관계) △대안(BATNA) 등이다.
우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협상을 시작하기 전 상대방 생각의 밑바닥을 그려봐야 그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두번째는 근거다. 협상에 임해선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근거를 내놓아야 설득할 수 있다. 세번째는 노딜이다. 서들러선 안 된다. 성급하고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면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설 수 있어서다. 노딜 또는 기다림이 장기적으로 ‘굿딜’이 될 수 있다.
네번째 원칙은 라포다. 테이블 맞은 편의 상대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적지 않은 법이다. 이들과 협력해 우호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대안이다. 대안이 없으면 끌려다니는 협상을 해야 한다. 정말 어쩔 수 없다면 대안으로 상대를 이끌어야 한다.
권 부사장은 과거 미국 허드슨연구소에서 일했고 하버드대 로스쿨 협상연구소(PON)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사회갈등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국회 여야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한국공론포럼에서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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