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빅 브러더'에 저항하는 '사이버펑크' 운동

입력 2019-09-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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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우리말로 큰형님, 두목을 뜻하는 ‘Big brother(빅 브러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출간된 이후로 독재자를 뜻하는 상징적인 어휘가 되었다. <1984>에 등장하는 가공의 국가인 오세아니아의 권력자가 바로 빅 브러더인데, 그가 실존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는 소설의 내용이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빅 브러더라 불리는 권력에 의해 감시되어 일상생활을 통제당하고 사고마저도 제한당한다. 억압적인 체제 속에서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던 주인공은 고문 끝에 인간성을 잃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전체주의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과연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1990년대 인터넷 보급은 개인의 의사소통 확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몇몇 국가조직들은 개인정보의 효율적 관리라는 명목으로 서버로 집중되는 정보의 감시와 검열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3년 전직 미국 정보기관 요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정보기관들이 전 세계 유명인사와 일반인들의 통화기록 및 인터넷 사용정보 등의 개인정보를 프리즘이라 불리는 비밀정보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해온 사실을 폭로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카카오톡을 통해 개인 간의 대화가 정부, 정보기관에 넘겨지고 있다는 말들이 떠돌기도 했다.

암호(cipher)에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punk)를 붙여 만든 합성어인 사이버펑크는 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암호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사이버펑크 운동가들은 개인이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어떤 행위를 하든지 정부나 거대기업은 감시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대부터 권력자들은 정보를 독점하고 그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흘러 다니게 했다. 이는 화폐도 마찬가지다. 사이버펑크 운동가들은 화폐 거래에도 프라이버시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국가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 직거래를 가능케 하는 암호화폐 개발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가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21세기에는 권력을 쥔 ‘빅 브러더’들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다. 사적인 정보는 보호되어야 한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다수의 사적인 정보를 손에 쥐고 이를 악용해 백성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게 바로 전체주의다.

유승민 생글기자(서대전고 2년) smyoob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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