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 검은 옷 '아바야'…"외국인은 안 입어도 된다"

입력 2019-09-27 15:14   수정 2019-09-28 01:11

사우디아라비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섰다. 관광산업을 키워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여행당국은 28일부터 49개국에 온라인 관광비자 발급을 시작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사우디는 그간 무슬림 성지순례객 외엔 사실상 관광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외국인에게는 업무 출장이나 사우디 내 가족을 찾는 경우에만 방문비자를 발급했다. 엄격했던 여성 관광객 관련 규제도 완화한다. 그간 방문비자 취득이 어려웠던 미혼 여성에도 온라인 관광비자를 내주기로 했다. 사우디 내 외국인 여성에 대한 복장 규제도 일부 누그러뜨렸다. 목 아래부터 발끝까지 덮는 검은 천인 ‘아바야’(사진)를 입어야 한다는 조치를 폐지했다. 대신 점잖은 옷차림은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는 최근 부쩍 관광산업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비전2030’ 경제계획의 핵심 사업이 관광업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업 비중을 3%에서 2030년 10%까지 높이기로 했다. 연 4000만 명 수준인 관광객은 2030년까지 1억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관광객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슬람 율법에 따른 일상생활 규제가 여전히 엄격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기존 음주금지 규제 등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석유 시설 피격 등 안보 불안도 큰 편”이라고 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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