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사진)는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진행성 위암 환자도 복강경으로 많이 수술한다”며 “상처 크기보다는 재발하지 않도록 깨끗하게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복강경, 로봇 등을 활용해 위암을 치료하는 외과 의사다. 위암은 국내서 발생률 1위 암이다. 세계적으로는 폐암, 간암에 이어 3위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위암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짜게 먹는 식습관 때문이다. 이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명시하고 있지만 단순히 짠 음식보다는 염장음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젓갈류, 김치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위암 발병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국이나 찌개를 여럿이 함께 떠먹는 식습관도 문제다. 그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궤양의 원인이 되는데 WHO는 1994년 이를 발암인자로 규정했다”며 “음식을 함께 먹는 습관을 통해 균이 옮겨갈 위험이 있다”고 했다.
국내에는 위암 조기검진을 통해 일찍 발견되는 환자가 많다. 위암은 위를 모두 잘라내는 전절제수술, 조기 위암이어서 암이 생긴 부분만 잘라내는 부분 절제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이들 수술은 모두 복강경 수술로도 할 수 있다. 복강경으로 수술하다가 암이 생각보다 크거나 수술이 쉽지 않을 땐 바로 개복 수술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수술 권고안을 보면 위 하부 수술은 복강경이 회복도 빠르고 좋다고 돼 있다”며 “다만 위 전절제수술이나 진행성 위암수술은 복강경 수술에 숙련된 의사에 한해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조기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전체 위암 환자 생존율도 70% 이상으로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환자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위를 모두 잘라내면 위가 없어지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한다. 빈혈 부작용도 많이 호소한다. 위가 없으면 철분과 비타민 B12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의 90% 이상이 빈혈을 호소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 때문에 조기 위암이고 위 상부에만 암이 있는 환자는 위의 위쪽만 잘라내기도 한다. 위 아래쪽을 남긴 환자의 90% 정도는 빈혈이 생기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위를 절제한 뒤 위절제후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위에서 음식을 충분히 소화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소장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식사한 뒤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고 식은땀이 나거나 어지럼증, 설사 등도 생긴다. 저혈당 쇼크로 기절하는 환자도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음식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괄약근인 유문을 살리는 수술을 한다. 로봇 수술도 활용한다.
위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 마흔 살 넘은 성인이면 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조영술보다는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음식을 천천히 먹어야 한다. 이 교수는 “수술 환자가 감을 먹으면 위석이 생기고 장 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감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