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윤 총경, 조국 펀드와 연루 의혹"…경찰청 압수수색

입력 2019-09-27 17:46   수정 2019-09-28 00:30

검찰이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윤모 총경이 ‘조국 펀드’ 의혹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고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윤 총경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면서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조국 펀드’ 의혹 관련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정모 전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 대표와 밀접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잠적했던 정 전 대표를 지난주 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윤 총경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이날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실질대표로 지목된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36), 코링크PE의 이모 대표와 성모 전 대표, 코링크PE를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했던 익성의 이모 사장, 이모 부사장 등 사모펀드 의혹 관련자들을 동시에 소환 조사했다.


“조국 펀드 수사와 연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27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 청사와 서울지방경찰청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은 윤 총경이 수천만원대 뇌물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경은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6월 단속내용 유출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윤 총경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은 버닝썬 사건 보강 수사뿐 아니라 ‘조국 펀드’ 관련 의혹을 캐기 위한 차원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국 의혹 수사와의 연계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수사를 하다 보면 두 사건이 만나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총경과 ‘조국 펀드’ 사이의 연결고리는 코스닥 작전세력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전 대표다. 그는 윤 총경에게 승리,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등 버닝썬 인물들을 소개해줬다. 정 전 대표는 코스닥시장에선 ‘조국 펀드’ 의혹의 중심에 있는 더블유에프엠 실소유주 우모 회장과 함께 일했다. 코링크PE가 인수한 더블유에프엠도 애초 두 사람의 합작품이었다는 게 코스닥 인수합병(M&A)업계 얘기다.

윤 총경도 큐브스 주식을 수천만원어치 매입할 정도로 정 전 대표를 신뢰했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과의 친분을 토대로 청와대 회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이 ‘조국 펀드’와 연계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행방 묘연한 윤 총경

윤 총경은 지난 3월 버닝썬 사건이 불거지자 경찰청 인사담당관에서 직위해제됐다. 경찰청은 대기발령 3개월이 지난 후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담당 치안지도관으로 발령을 냈다. 치안지도관은 서울 시내 교통 문제에 대한 현장 지도 점검을 나가는 자리다. 그러나 서울청으로 발령이 난 뒤 윤 총경의 행방은 묘연하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지역 교통 지도를 하는 것이 업무라서 서울청으로 직접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청에는 그에 대한 출퇴근 기록 자체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부인과 딸이 말레이시아에 있어 혼자 살고 있는 만큼 윤총경이 주소지에 머무는지도 파악이 안 된다”며 “대기발령 이후 수차례 병가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금융감독원 지분공시팀을 압수수색해 더블유에프엠 최대주주 지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을 앞두고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진형/김순신/안대규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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