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엔비디아 CEO도 한국 5G 기술에 놀랐다"

입력 2019-09-29 17:07   수정 2019-09-30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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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기업 경영진도 한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확산 속도에 놀라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 5G 시장을 선도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26~27일 이틀간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기업 고위 경영진을 잇따라 만났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이 LG유플러스 경영진과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했다. 스트리밍 동영상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신산업을 선도하는 이들 기업이 바쁜 시간을 쪼개 LG유플러스의 경영진을 만난 이유는 한국 5G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韓 5G 시장에 놀란 美 기업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새너제이에서 기자들과 만난 하 부회장은 “지난 4월 5G 서비스가 시작된 뒤 약 4개월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5G 전용 콘텐츠 이용량이 과거 대비 세 배가량 늘었다고 하자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며 “미국 기업들도 5G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시장의 변화 등을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도 앞으로 5G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게 하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5G 통신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면서 5G 테스트베드로서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자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나우의 5G 모바일 시범 서비스를 8월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게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하 부회장은 “지포스나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에 엔비디아 경영진이 크게 고무됐다”며 “이번 면담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뿐만 아니라 5G, 자율주행, AI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포스나우의 국내 공식 출시 시점에 맞춰 젠슨 황 CEO의 한국 방문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귀띔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 넷플릭스와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와 혁신으로 시장 재편”

하 부회장은 5G 시장 전략에 대해 “과도한 보조금과 같은 가격정책은 가급적 쓰지 않을 계획”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만으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의 비밀병기는 5G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VR 갤러리, AR 콘텐츠를 개발하는 자체 스튜디오 등이다. 하 부회장은 “VR, AR, 야구, 골프, K팝(아이돌 영상) 등 5개 핵심 5G 분야에서 LG유플러스가 확보한 콘텐츠는 양적인 면에서 경쟁회사를 압도한다”며 “오는 4분기엔 AR과 VR에 기반한 홈쇼핑, 홈트레이닝, 클라우드 게임 등을 추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유플러스가 개발한 VR, AR 콘텐츠와 관련 솔루션 기술 등을 연내 해외 통신사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역시 LG유플러스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 부회장은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IPTV)와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를 콘텐츠 비즈니스의 양대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양사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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