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황 대표는 조국 사태에 있어서만큼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며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한 ‘원내 투쟁’과 경제정책 발표를 통한 ‘정책 투쟁’, 제1야당 수장으로서의 ‘장외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와 정책, 원내 투쟁을 병용하는 이른바 ‘3트랙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삭발 전까지만 해도 당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황 대표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지난달 말 연다고 발표한 광화문 장외 집회에 대해선 ‘거리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검찰이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연관된 부산대와 웅동학원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집회 인원도 대폭 늘었다.
황 대표가 지난 16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식을 열면서 범보수 진영이 ‘조국 정국’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결속 효과’도 있다. 범보수 진영의 삭발식도 이어졌다. 삭발한 황 대표의 모습은 온라인상에서 ‘황간지’라고 불리는 등 ‘흥행’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연일 강도 높은 대여 투쟁에 대한 피로감이 나오는 데다 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점도 황 대표 앞에 놓인 과제다. 실제 한국당이 고강도 투쟁을 본격화한 최근 1~3주 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여전히 20%대 후반~30%대 초반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다수의 민심이 여당을 떠나 중도층에 몰리고 있지만 우리 당이 이들을 끌어오지 못하는 점은 여전히 한계”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내달 초에는 한국당의 외교·안보 정책 대안을 공개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동시에 내달 중순부터 총선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되는 만큼 공천 제도 개선과 인적 쇄신 카드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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