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영업익 7조 넘기면 다행"

입력 2019-10-01 10:40   수정 2019-10-01 10:42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만 넘겨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글로벌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데다,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회복세가 더딘 탓이다. 지난 8월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흥행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전망치)는 6조9984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60.2%나 줄어든 수치.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은 오는 8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증권사별로 유진투자증권(7조3000억원) DB금융투자(7조1100억원) 삼성증권(7조1040억원) 한화투자증권(7조50억원) 하나금융투자(7조원) 등은 7조원대, 미래에셋대우(6조9820억원) 하이투자증권(6조9410억원) NH투자증권(6조9220억원) 유안타증권(6조9000억원) 신한금융투자(6조6990억원) 등이 6조원대로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7조4917억원으로 예상해 가장 높은 수치를 써냈고, KTB투자증권은 6조5210억원으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00원대로 높아지고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도 당초 예상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10 출하량도 양호해 평균판매단가(ASP)와 마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9000억원으로 예상된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익이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낙폭 확대로 6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 영업익도 전 분기 대비 2% 감소한 3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사업부가 있는 DS 부문이다. DS 부문은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최근 메모리 출하량이 그나마 예상 외 호조를 보이는 게 다행스러운 점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이 기존 예상치(15%)보다 높은 2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D램 수요, 미국 등 글로벌 데이터 센터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예상보다 컸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가격도 8월을 기점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급격하게 내려앉던 D램 가격(DDR4 8Gb 고정거래가격 기준)은 지난달 평균 2.94달러로 직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4분기 전세계 D램 출하량도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돌아 2분기보다 25% 증가한 70억개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 낸드 가격은 7월 이후 두달 연속 상승했다.

D램 공급사들 재고 상황도 지난해 말 10주가량에서 현재 5~6주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너무 좋아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D램 재고는 아직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10의 판매 호조는 긍정적 신호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IM(IT·모바일)부문 영업익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대비 30%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10의 판매 호조가 이어짐에 따라 전작 대비 11% 증가한 글로벌 1050만대 출하가 전망된다"며 "국내에서도 역대 최단 기간 내 100만대 출하를 달성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경쟁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에서 상대적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 노트 시리즈 처음으로 두 가지 모델(노트10, 노트10플러스)을 출시한 '이원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점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노트10 출시 이후 삼성전자의 초고가(10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점유율은 70%까지 올라갔다.

단 글로벌 경영환경이 여전히 복잡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일 경제전쟁, 노딜 브렉시트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삼성전자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은 글로벌 경제 이슈의 직접 영향권"이라며 "매크로와 지정학적 불안감은 쉽게 해소될 성질이 아니라 이러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D램과 낸드 등 반도체는 워낙 글로벌 이슈에 노출돼 있어 갈피를 잡기 어렵다. 3분기 영업익 7조원만 넘겨도 다행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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