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브글로벌 "車·섬유에 적용…나노 기술 대중화 시대 연다"

입력 2019-10-01 16:50   수정 2019-10-02 02:21


아이큐브글로벌은 2014년 설립된 신소재 개발 전문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5년간의 연구 끝에 플라즈마(초고온에서 전자와 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를 이용해 차세대 첨단 소재를 개발하는 촉매 제조기술을 상용화했다. 금속을 잘게 부수거나 화학물을 첨가하는 대신 진공관에서 증착 과정을 거쳐 금속 나노 입자를 합성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이렇게 생성한 물질을 기존 원료에 섞어 사용하면 항균, 탈취, 내연성 강화 등 새로운 기능을 담을 수 있다.

이건범 아이큐브글로벌 대표(사진)는 “기존 금속 나노 입자 제조 기술보다 쉽게 진공관 증착으로 항균 및 탈취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며 “쓰임새를 섬유뿐 아니라 플라스틱, 바이오, 철강, 의약품 등 여러 산업군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즈마 상태에서 나노 입자 생성

아이큐브글로벌은 지난 3월 플라즈마를 활용한 나노 입자 제조 기술 개발에 착수한 지 5년 만에 본격 양산에 나섰다. 관계사인 에스아이티가 경북 성주 공장에서 진공관 증착 기계설비를 제조한다.

금속 나노 입자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다. 섬유나 플라스틱 소재에 구리(Cu)와 은(Ag) 나노 입자를 입히면 항균 및 탈취 기능이 생긴다. 백금(Pt) 나노 입자는 활성탄(흡착성이 강한 탄소 소재 물질)의 유해화학물질을 분해하고 텅스텐(W) 나노 입자를 옷감이나 필름에 넣으면 방사선을 막아준다. 아이큐브글로벌은 진공관에서 플라즈마 형태로 증착하는 VNT(vacuum nano technology) 방식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국제 특허를 냈다. 건식 진공장치인 담채라는 용기의 윗부분을 가열해 금속을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금속볼 등 대상체에 균일하게 붙이는 것이다. 고순도의 나노 입자를 독성 없이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기존 방법에 비해 입자 크기를 조정할 수 있고 균일성도 뛰어나며 가격은 35% 이상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아이큐브글로벌은 한국분석시험연구소에서 항균 시험으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가드넬라균 등의 균이 1시간 뒤 99.9% 감소했다는 결과를 받았다. 또 아세트산 암모니아 톨루엔 등 3종은 30분부터 120분까지 30분 단위로 시험한 결과 소취(냄새 제거)율이 99%로 조사됐다.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 시험에서는 Sb(안티몬) 등 유해물질 10종이 검출되지 않았다.

“나노 기술 적용 분야 무궁무진”

올 들어 영업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큐브글로벌은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GV(금빛)와 ‘초흡수성 고분자(SAP)’ 관련 라이선스 아웃 및 기계 판매 계약을 맺었다. 금속 나노가 포함된 항균 SAP 제조의 라이선스 아웃 매출은 50억원이며 관련 증착기계도 100대(대당 10억원)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항균 기능이 들어간 흡수성이 뛰어난 SAP는 유아용 기저귀, 여성 생리대, 식품 포장재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아이큐브글로벌은 정수기 부품(중공사)을 나노 처리해 항균 기능을 강화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와 항균 기능을 강화한 부직포 개발 사업도 협의 중이다. 국내 대기업과는 나노 제조 관련 조인트벤처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을 200억원, 내년은 5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장비 국산화에도 아이큐브글로벌의 나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와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기계연마(CMP) 장비는 일본산 비중이 90%에 달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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