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업계에 따르면 반포우성재건축조합은 지난달 말 3.3㎡당 평균 4891만원에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았다. 전용면적 84㎡(공급면적 114㎡)로 환산하면 16억6000만원 안팎이다. 최근 강남권에서 분양한 단지들과 비슷한 가격이다.
그러나 주변에 입주한 신축 단지들과 비교하면 반값에 가가운 가격이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소형 면적대는 반포우성 분양가의 두 배인 3.3㎡당 1억원에 최근 실거래됐다. 전용 84㎡는 지난 8월 28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10억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7월엔 최고 32억원에 손바뀜했다. 반포우성 재건축 같은 면적대 두 가구의 가격이다.
같은 날 분양보증서를 받은 대치동 구마을 2지구 재건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HUG의 방침대로 3.3㎡당 평균 475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 전용 59㎡(공급 80㎡)로 환산하면 11억4000만원 안팎, 전용 84㎡는 16억1000만원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치동 일대 유일한 신축 단지인 ‘래미안대치팰리스’와 비교하면 1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이 단지 전용 59㎡는 19억9000만원, 84㎡는 27억7000만원에 최근 실거래됐다.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수분양자들은 십수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모두의 로또’는 아니다.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겨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이 나오지 않는 데다 HUG의 중도금 대출보증도 없는 까닭이다. 분양가의 30%인 잔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자비로 조달할 수 있는 이들만 뛰어들 수 있는 잔치다. 전용 84㎡ 기준으로 현금만 12억원가량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강남권 당첨 ‘커트 라인’을 고려하면 가점도 높아야 한다. 강남 일대에서 비슷한 금액대에 전세로 거주 중인 무주택 현금 부자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소수만 도전할 수 있는 로또 아파트를 양산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이 같은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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