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미 넘치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웃게한 의사 여에스더가 우울증을 앓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좋다'에 출연한 여에스더는 유복한 사업가 집안 셋째 딸로 태어났지만 가부장적 분위기에 억눌리고 어머니의 사랑이 고팠던 유년기를 전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우울증이 있었음을 고백하며 "친정 엄마가 얘기하길 제가 늘 졸고 앉아있고 속눈썹만 외눈으로 길어서 눈동자를 볼 수 없을 정도로 힘 없고 병약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금수저로 자란 어머니는 금수저 집에 시집와서 금수저로 한평생 살았다. 아이도 직접 키우지 않아 저희는 다 유모가 키웠다"라며 어머니의 사랑에 목말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분들이 저보고 공주과라고 하시는데 어머님에 비하면 무수리과"라며 "그런 환경에서 사셨으니 그러실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남편 홍혜걸과 94일 만에 결혼한 사연도 밝혔다.
서울대 의과대학 동문인 두 사람은 여에스더가 의사, 홍혜결이 인턴일 때 만나 사랑을 쌓았다.
여에스더는 "제가 응급실 주치의 시절 남편과 15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남편은 이후 군으로 들어갔고 우연히 한 세미나에서 의학기자로 근무 중인 남편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홍혜걸은 "제가 부탁한 자료를 받기 위해 아내 병원에 갔다. 용건을 마치고 뒤를 돌아봤는데 이 사람이 저를 졸졸 쫓아오고 있더라. 알고 봤더니 궁금해서 따라왔다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여에스더는 "멋진 후배가 싫을 여자가 어디 있겠나?"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혼 후 여에스더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찾아왔다. 3년 전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여에스더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언니인데 동생을 도와주지 못해 큰 죄책감으로 남아 있다"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견딜 수 없어 밖에 나갔고, 그러다보니 지난 3년간 방송에서 과한 행동들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홍혜걸은 "아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방송에 붕붕 뜨게 나왔다"며 "집에 돌아가면 가라앉는 편이다. 측은하다"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해당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은 여에스더에 대한 응원을 보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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