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개막을 하루 앞둔 부산국제영화제(BIFF)도 비상이다.
제 18호 태풍 미탁의 한반도 상륙이 예고되면서 3일 개막하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태풍 미탁을 예의주시하면서 안전하게 행사를 치르겠다는 각오다.
영화제 관계자는 2일 한경닷컴에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미탁이 생각보다 빨리 올 거 같다"며 "오늘 저녁에 진행될 전야제를 제외하곤 행사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는 매해 개막식 전날 부산시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진행돼 왔다. 이 관계자는 "미탁의 추이를 지켜보고, 오늘 오후 전까지 행사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매년 태풍과 악연을 맺어왔다. 2016년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관람객 감소 등 타격을 겪었고, 지난해에도 태풍 콩레이가 부산을 덮치면서 해운대 해수욕장에 마련됐던 '비프빌리지'(BIFF Village)가 관객들을 만나기도 전에 폐쇄됐다.
이와 함께 모든 야외 행사를 센텀 영화의전당으로 옮겨왔다.
영화제 측의 발 빠른 대응으로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행사엔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행기가 뜨지 못해 초청됐던 배우와 감독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결국 올해엔 해운대가 아닌 영화의전당에 행사를 집중 배치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해운대 야외 상영을 포기한 것.
이와 함께 야외 인터뷰 등이 진행됐던 해운대 해변 내 비프빌리지의 무대 역시 영화의전당 광장으로 옮겨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태풍 피해로 관객서비스 부실화와 협찬사들의 홍보 부스에 대한 불만이 직접적인 이유지만, 영화제 공간 구상 전략의 전환도 영향을 미쳤다"며 "지역적으로 분산됐던 행사를 영화의전당으로 집약시키면서 향후 조성될 '월드시네마 랜드마크'와 '영화의전당' 광장을 연계해 센텀시티 시대를 새롭게 열고자 하는 뜻도 담겨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열흘 전 태풍 타파가 지나가면서 올해엔 태풍 없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기대했지만, 갑작스럽게 생성된 미탁의 영향으로 영화제 사무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부산은 태풍 미탁의 중심에 인접해 지나가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바람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풍속 초속 35m 세기의 태풍 미탁은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세력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부산은 태풍 경로의 오른쪽에 있어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보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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