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티는 영원한 나의 우상."
'아빠 어디가'의 윤후는 MBC'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자신의 초등학생 시절을 함께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본명 나희선)의 실물을 영접하며 열혈팬임을 인증했다. 아울러 "매일 (방송을 통해) 만난 사람이라 처음 봤는데도 가족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250만 명에 달하는 팬들에게 가족처럼 친근한 존재로 자리잡은 도티. 그가 지상파 출연과 동시에 유튜브 스타 '초통령'을 넘어서 '바른 청년'으로 부모 세대에까지 각인됐다.
욕설과 자극적인 컨텐츠가 난무하는 유튜브 세상에서 '연세대 법학과'라는 의외의(?) 학력을 보유한 게임유튜버의 바르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부모들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키는데 일조했다. 매주 7개 영상을 업로드할 정도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냈던 도티를 지난 1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빌딩에서 만났다.
이날은 도티가 주거빈곤아동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2019 초록우산 천사데이'에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날이기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천사데이 홍보대사가 됐는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10월 4일을 천사(1004)데이로 정하고, 주위에 어렵고 소외된 아동들을 살피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캠페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고 들었다. 올해 천사데이는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지내며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을 담기 위해 마련됐다고 하길래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황장애 등 마음의 병이 있다고 고백하는 걸 봤다
솔직하게 털어놓고 휴식을 취하고 나니 다 좋아졌다. 매일매일 영상 속에서 바쁘게 살다보니 번아웃(Burnout :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되고 갈피를 못 잡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현실 생활에 충실하다 보니 회복됐다. 오늘 행사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공익적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인 나희선으로 활동하다보니 한단계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예능 출연이 활발하다. 유튜브는 본인 마음대로 했었는데 방송은 많이 다르지 않나
유튜브는 기획, 제작, 편집, 유통, 편성까지 다 개인이 하는데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나 보람, 성취감도 크다. 반면 방송은 방송대로 쌓아온 역사나 고도화된 제작방식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배우면서 경험하는 재미가 있더라. 작가 PD 등 현장 스탭들 협업해 이뤄내는 모습을 보니 A-Z부터 혼자 하던 것에서 벗어나 협업해서 완성품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안해본 경험이라 힘들기보다는 그 과정들이 재밌다.
- 방송이 나간 후 반응이 궁금한데
유튜브 방송 7년 하면서 영상 3000개도 넘게 올렸다. 도티TV를 보는 분들에게는 인지도가 있었지만 범대중적인 인지도 없었는데 지상파, 케이블에 소개된 이후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다보니 7년 활동한 것보다 더 많이 알아보는 걸 체감하고 있다.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오르고 40~50대도 도티라는 이름을 알아주시는 것을 보면서 '이게 지상파의 힘인가' 싶어 신기하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최근에는 BTS 커버댄스 영상도 올렸더라
아 보셨나? BTS 분들께 누가 되지 않았는지 우려스럽다(웃음). 원래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 때도 댄스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좋은 기회에 지인, 크리에이터들과 커버댄스를 하게됐다. 체력은 휴식선언 이후 몇 개월동안 축적해둬서 아직까지 괜찮다.
-게임을 좋아했는데 학업과의 균형은 어떻게 맞췄을까
부모님이 저에게 게임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주진 않았다. 해야할 일 다 하고 게임과 학교 생활 모두를 열심히 했으니까 말릴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게임 타이틀을 사주면서 열심히 하라고 하신 것 보면 학업 성과에도 만족하셨던 게 아닐까(웃음).
게임을 즐기려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 시험기간에는 시험공부에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 평소에는 학교 다니고 게임도 즐기고 스스로 그 밸런스 잘 잡았다. 성격상 마음이 불편한 상태에서 뭔가를 하는 건 재미가 반감된다고 느꼈다. 숙제 등 할 일이 있는 상태에서 불편한 기분으로 게임하는 걸 좋아하지 않다보니 내 할 일 다 하고 마음 편할 때 게임을 즐겼다. 어린 마음에도 내가 어떤 상태로 게임을 해야 즐거움이 더 배가 되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도티처럼 그런 생각을 하진 않는게 문제다
노는 것 좋아하고 남들 앞에 나서서 끼 부리는 걸 좋아했다. 이런 활동적인 기운이 노는 것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학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적으로 억압돼 있으면 뭘 해도 안 되는데 긍정적 에너지가 학교생활, 친구 관계, 학업에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 과정에서 게임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즐거움 주는 역할을 해줬다.
- 게임 중독에 빠진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들려줄 수 있나
생각해보면 제 부모님은 저를 자유방임하셨는데 그게 제 성향이랑 잘 맞았다. 가이드를 잘 해주지 않으면 갈팡질팡 하는 친구들이 많다. 자녀 교육방법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난 부모님이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스스로를 잘 컨트롤했다. 하지만 나같은 케이스가 모든 아이들에게 통용될 수는 없다. 부모가 잘 관찰하고 늘 대화하면서 내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어떻게 지도해야 잘 따르는지 알아내야 한다.
컨텐츠 만들면서 댓글 등으로 피드백 받거나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보니 결국엔 목소리를 들어줘야 해결법이 생겼다. 부모님 가치관이 아이와 안 맞는데 '이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어', '이게 좋은 길이야' 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아이 성향이 모두 다르다보니 많이 듣고 아이 이해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듣지 않으니까 아이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
아이 이야기를 듣고 대화 나누다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부모가 자기 방식만 강요하니까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면 그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 많이 가져라. 물론 처음에는 이야기 잘 안할 수 있다. '원래 내 이야기 잘 안 듣던 부모인데..'하며 아이들이 움츠러들 것이다. 계속 시도하고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결국 마음 열고 고민이 뭔지 내가 걱정하는 지점이 어떤건지. 잘하고 싶은데 안 되는 부분이 뭔지 결국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 이야기 듣고 조율해 나가는게 좋지 어른의 시선에서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만 강요하면 더 엇나가고 더 사이가 안좋아지게 된다. 아이들의 말을 많이 들어라. '쟤가 어린데 뭘 알겠어' 하지만 아이들도 무르익지 않았을 뿐 자아가 있다. 본인의 자아와 의사가 확고하기 때문에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한데 어른들이 그걸 잘 못한다.
-게임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로서 '이건 정말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해도 좋다' 추천하고픈 게임이 있다면
저도 어릴 때 게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게임하면서 세상에 대한 간접경험을 많이 했다. 대중적인 문화생활 뿐만 아니라 아이들 창의력 키워주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모험심 키워주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하지만 부모의 시청지도나 뭐가 좋은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한 부분이다.
RPG롤플레이 게임 등에는 창의력 발달에 도움되는 게임이 꽤 많다. 무조건 '게임이니까 하지마' 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긍정적인 효과 주는 게임 찾아보는 것 좋을 것 같다.
◆ 도티가 추천하는 게임 Best 3
1. 마인크래프트
삼차원 세상에서 다양한 블록을 놓고 부수면서 여러 구조물과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캐릭터가 돼서 모험 떠나는 게임.
2. 클래시 로얄
자신의 병력과 방어 건물을 활용하여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고 진영을 파괴하는 전략 게임. 서로 전략 세워 캐주얼하게 즐기는 게임이므로 부모, 친구와 함께 하기 좋다. 너무 빠져서 시간 탕진하면 안돼.
3.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어려운 게임이기 하지만 미래 사회에서 AI가 많은 인간 대체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 그린 게임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이렇게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흥미로웠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전격 인터뷰-②] 도티 "꼬마 유튜버 강남 빌딩 샀다고? 성공 요인에 더 집중해야"
기사 보기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910020295H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사진 변성현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