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재무부는 지난 8월 국부펀드에서 36억크로네(약 4억달러)를 인출했다. 재무부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 판매수입이 줄어 오일머니 지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도 약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8월 초 56달러까지 떨어졌다.
노르웨이 정부는 올해 예산을 책정하면서 국제 유가를 배럴당 67~70달러 선으로 추산했다. 유가가 이 정도 수준을 유지했다면 노르웨이 정부는 자원 판매 수입으로 국부펀드에 자금을 예치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거꾸로 돈을 빼내게 됐다. 노르웨이 정부는 2016~2017년에도 유가가 급락하자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해 재정에 보탰다.
노르웨이 재무부 관계자는 “석유 수출로 유입되는 자금은 줄고 있지만 국부펀드 규모는 충분히 크기 때문에 자금을 인출하는 일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운용 규모는 세계 최대인 1조달러(약 1200조원)에 달한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지난달 세계적인 금리 인하 추세 속에서도 나홀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든든한 국부펀드를 갖고 있어 통화정책에 의지하지 않고도 경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원유 수출액은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많은 333억달러였다. 노르웨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석유와 천연가스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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